[글로벌톱의 길-日本에 묻다] TV⑦-1

입력 2011-02-21 13:15 수정 2011-02-2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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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틸시대 예측 '자만'의 소니 제쳐

6·25 전쟁 이후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 방향은 일본 따라잡기였다. 일본은 전기전자·조선·반도체·LCD 등 전문적인 기술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전세계 시장을 선도했다. 특히 TV 분야에서는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매출과 출하량 1위를 달렸다.

하지만 아날로그(브라운관 TV중심)에서 디지털(LCD TV중심)로 TV시장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한국 TV업체들이 일본 업체들의 자리를 차지했다.

◇일본에서 배우다

한국에서 TV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LG전자(당시 금성사)는 1960년대 초부터 CRT TV 개발에 착수했고 국내 최초로 흑백 CRT TV(VD-191)를 생산했다. 1978년에는 히타치 제작소와 컬러 브라운관 기술제휴를 맺고 컬러 CRT TV 생산을 시작했다.

동남전기는 1967년 일본의 조천전기(현 샤프)와 기술 제휴로 샤프TV 판매에 나섰다.

뒤이어 삼양전기·천우사·동신화학·대한전선·삼성산요 등이 미국 일본 네델란드 등 선진기업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흑백TV 생산대열에 합류했다.

또 1969년 오리온전기가 일본 동지와 기술 제휴해 흑백브라운관의 생산을 시작했다. 일본전기(NEC)와 제휴한 삼성NEC(현 삼성SDI) 역시 흑백브라운관 생산에 뛰어 들었다.

◇1위에서 물려난 소니...삼성·LG의 거센 공격

소니가 세계 TV시장 1등에서 밀려난 원인은 자만심과 판단 실수가 꼽힌다. 업계 전문가들은 독자 기술에 대한 자만심과 유연성 없는 폐쇄적인 의사결정구조가 초래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소니는 1990년대 브라운관(CRT) TV ‘트리니트론’ 시리즈로 세계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브라운관의 시대가 오래갈 것이라고 내다봤던 소니 기술진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세운 PDP TV와 LCD TV를 일시적 유행으로 생각하고 디지털 기술개발을 소홀히 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80년대 말부터 디지털 시대를 준비했고, 2000년을 디지털 TV기술의 원년으로 삼아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했다.

소니의 예상은 빗나갔다. 화질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큰 화면과 얇은 두께를 내세운 PDP와 LCD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2006년 TV시장 1위 자리는 삼성전자의 몫이었다.

소니는 1위를 재탈환하려고 빠르게 움직였지만 판단 실수를 했다. 2008년과 2009년 사양제품이란 이유로 브라운관 TV를 포기한 것도 소니의 위기를 부추겼다. 지난 2009년 1분기 소니가 판매한 TV 중 브라운관의 비중은 약 2%에 불과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22.6%, 46.0%의 비중을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세계 TV 시장의 30%는 브라운관 TV였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의 흐름을 읽고 유연하게 대처해 소니의 점유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TV, 크기 경쟁에서 스마트 경쟁

‘2004년 CES(소비자가전쇼)’에서 삼성전자는 일반 전시관과 통신관을 포함해 가장 큰 부스를 확보하고 자사 제품을 선보였다. LG전자와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주요 위치에 부스를 마련했다. 각종 대중매체와 관람객들의 시선은 한국업체들에 집중됐다. 디지털TV 기술 개발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당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80인치 PDP TV와 57인치 LCD TV모델, 76인치 PDP TV와 57인치 LCD TV를 출품해 기술력을 과시했다.

파나소닉은 일본업체 중 가장 활발한 마케팅을 펼쳤지만, 가장 큰 사이즈가 60인치 PDP TV와 37인치 LCD TV 등으로 한국 업체와의 크기 경쟁에서 기술격차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이 증가하자 위기를 느낀 일본 TV업체들은 ‘2006년CES’에서 국내 업체와 동급 크기의 PDP TV와 LCD TV를 선보이며 기술경쟁에 나섰다.

기술력에서 일본을 따라가던 국내 전자업체의 입장이 바뀐 것이다. 파나소닉은 ‘2006년 CES’에서 103인치 PDP TV를 전시했다. 지금까지 PDP TV 중 세계 최대 크기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02인치 TV였다. 도시바도 이 전시회에서 72인치 DLP(디지털 광 프로세싱)프로젝션 TV를 내놓았다. 72인치 DLP프로젝션TV는 삼성전자의 71인치 보다 1인치 더 큰 것으로 당시 세계 최대 크기였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크기 경쟁 대신 스마트TV로 눈을 돌린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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