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클라우드 빅뱅’...이젠 실전이다

입력 2011-01-2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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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지난해 11월 오픈한 천안 클라우드데이터센터에서 직원들이 서버 등을 점검하고 있다.

서울에서 직원 50명을 거느리고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준(48) 대표는 일일이 손으로 작성해 온 인사·노무관리 시스템을 전산작업으로 바꾸려다 포기했다. 자사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이나 솔루션 개발을 위해 전문업체에 의뢰해보니 3년간 최소 3억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 여기에 컴퓨터 서버 구축에만 20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하는 데다 전문인력도 고용해야 했다.

고심 끝에 김 대표는 국내 한 이동통신업체가 제공하는 건설 전문 솔루션을 임대해 쓰기로 결정했다. 월 50만원이면 서버를 포함해 인사·노무 관련 솔루션을 수도나 전기처럼 필요한 만큼 쓰면 되기 때문이다.

2011년, 기업 운영에 필요한 컴퓨터 서버와 각종 솔루션을 임대·관리해주는 ‘클라우드(Cloud)’ 빅뱅이 시작됐다. 이동통신사와 포털, 제조사 등 IT 업종을 불문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놓고 격전이 예고되고 있다.

◇이통사, “구름을 띄워라”= 수년 전부터 IT 업계의 핫 이슈로 늘 대두됐던 것이 클라우드 컴퓨팅. 최근에는 중소기업과 이동통신사 간 ‘윈윈’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기업은 자체 서버 구축·관리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이통사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란 중앙 서버에 소프트웨어와 자료 등을 저장해 놓고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PC)로 불러내 사용하는 서비스. 하드웨어 구축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데다, 시ㆍ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서든 이용 가능해 업무의 효율성까지 높일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 등 모바일 인터넷 기기의 활성화에 힘입어 국내 이동통신 업계도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7일 SK텔레콤은 ‘클라우드데이터센터’를 열고 관련 서비스에 본격 나선다고 선언했다. 고객의 수요에 맞춘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특화한 클라우스 기반 솔루션을 중심으로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것이 골자다.

SK텔레콤이 운영하는 클라우드데이터센터는 기업용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서비스로 서버와 저장장치 등 기업의 전산실 설비에 해당하는 전산 인프라를 기간별 사용료를 받고 임대해 주는 사업이다. 이번에 문을 연 센터에는 약 1500대 분량의 서버 역할을 할 수 있는 용량을 갖췄다.

박인식 SK텔레콤 기업사업부문장은 “올해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중소 IT 서비스업체들과 생태계를 만들어 나감으로써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먼저 클라우드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KT는 오는 3월 데스크톱 가상화(VDI)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VDI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은 KT가 처음이다. 특히 KT는 애플 아이패드와 VDI 서비스를 묶은 월정액 요금제도 선보일 계획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KT는 오는 2015년 클라우드 서비스로 7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까지 세웠다.

통신업계 3위인 LG유플러스도 클라우드 서비스에 적극적이다. 음성과 데이터 부문에서의 열세를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만회하자는 전략이다. 웹 서버 임대사업으로 성공을 거둔 과거 LG데이콤의 ‘웹하드’ 운영 등 관련 노하우도 갖췄다.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는 중소기업을 주된 타깃으로 삼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제휴해 중소기업 전용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사이트인 ‘U+ 스마트SME’를 선보였다.

이처럼 이통사가 클라우드 사업에 전면적으로 나선 것은 3G, 와이파이 등 무선인터넷 확대와 방대한 데이터량을 소화하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관련업계 시장 선점 혈투= 업계에서는 그동안 소프트웨어와 서버 업체가 주도한 클라우드 분야에 이통사가 가세하면서 관련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시장 확대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이끌고 있는 통신사업자와 IT서비스 업체들의 서비스 로드맵을 살펴보면 서비스로서 인프라(IaaS)부터 서비스로서 플랫폼(PaaS), 소프트웨어로서 서비스(SaaS)까지 상당히 넓은 분야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아직 어떤 서비스 시장에 올인 해야 할지 판가름하기 힘든 시점이기도 하지만 최대한 다양한 서비스 시장에서 더 많은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보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이처럼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업체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됨에 따라 협력사 확보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 서비스 업체가 모든 클라우드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고 어떤 협력사를 혈맹으로 확보하느냐가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 CNS는 모바일 클라우드 센터를 개설하고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의 협력을 다짐하는 등 관련 사업에 적극적이다. 독일 소프트웨어 업체인 SAP와는 국내 중소기업에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 C&C 역시 지난해 6월 미국의 IT기업인 그린플럼과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9610억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올해 1조3040억원, 오는 2014년에는 2조5480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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