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Who's Hu?'

입력 2011-01-17 11:00 수정 2011-01-1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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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s Hu?(후는 누구인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부주석 시절인 2002년 미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현지 주요 언론이 헤드라인에 뽑은 제목이다.

당시 미국인들에게 생소했던 후진타오를 대표적인 인명사전인 'Who's Who'에 빗대 표현한 것이다.

1942년생인 후진타오의 최고 권력자 등극 과정에는 중국의 정치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민태성 국제부장
후진타오는 칭화대 최고의 엘리트였지만 중국 현대사의 암흑기였던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간쑤성 수력발전소 노동자로 떨어진다.

인물은 인물이었던지, 그는 역경을 딛고 간쑤성 건설위원회 비서로 취임하며 입신(立身)의 토대를 마련한다.

잠시 권력싸움에서 밀리기도 했지만 1988년 티베트 독립운동을 성공적으로 진압하면서 1992년 중앙당 정치국 상무의원 겸 중앙위원회 서기로 취임한다.

톈안먼 사태는 후진타오가 중국의 최고권력자로 등극하는 수순이 됐다.

사태는 무력으로 진압됐고 상하이방을 대표하는 장쩌민이 총서기 자리에 올랐다.

장쩌민은 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맡으면서 당과 정부의 전권을 장악했다.

중국의 개혁을 주도한 덩샤오핑은 상하이방의 권력 독점을 막기 위해 후진타오를 차차기 지도자로 지명하게 된다.

마침내 후진타오는 2003년 국가주석에 이어 2004년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를 거머쥔다.

그는 이제 중국을 넘어 세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거물이 됐다.

포브스는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에 후진타오를, 2위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선정했다.

세계에서 가장 입김이 센 사람이라니. 후진타오의 일거수일투족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려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후진타오가 오는 18일 미국을 국빈방문한다.

중국의 최고 권력자가 가장 민감한 시기에 경쟁국을 방문하는 셈이다.

중국은 지난 연말 글로벌 경제를 들썩인 환율전쟁의 중심에 서있다.

엄청난 외환보유고와 무역흑자에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심기는 불편하다.

일부 싱크탱크에서는 구매력 기준으로 중국의 국내총생산이(GDP)이 미국을 넘어섰다는 보고서도 발표되고 있다.

국제사회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은 이미 미국에 버금간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그 이상일 수도 있겠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제 자존심이나 내세우고 있을 때는 지났다.

금융위기의 주범이라는 오명은 둘째다.

국가부도설마저 나돈다.

오바마는 취임 이후 최대 위기에 몰려 있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물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까지 위안화 절상을 외치고 있으니. 미국은 지금 '똥줄'이 타고 있는 셈이다.

고희(古稀)를 맞는 후진타오는 방미를 하루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정치인생에다 후계자인 시진핑 부주석이 이끌 중국의 앞날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고희에는 뜻대로 해도 어긋남이 없다는데.

후진타오가 미국에 어떤 보따리를 풀어놓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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