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등급별 국산차의 파워트레인 경쟁력은?

입력 2011-01-13 14:03 수정 2011-01-1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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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다운사이징(Down Sizing)열풍이다. 차체 크기와 기능을 유지하되 엔진 배기량을 줄이는 트렌드를 의미한다. 배기량을 줄이면 유해가스를 줄일 수 있고 연비도 개선된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과 친환경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자연스럽게 엔진 배기량을 줄이는 추세가 빠르게 퍼져나갔다.

메이커의 기술력을 상징했던 V8과 V12기통 엔진이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고 겁 없이 대배기량을 추구하던 중형차들이 2000cc 안팎의 엔진을 얹고 있다. 그럼에도 이전과 다르지 않는, 오히려 더 뛰어난 성능으로 등장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에 있어서 이러한 엔진기술은 메이커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보다 나은 엔진이 더 높은 성능을 뽑아내고 이는 판매와 곧바로 이어진다. 완성차 메이커 연구원들이 밤잠을 줄여가며 파워트레인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국산차의 엔진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서있다. 소형차부터 준대형에 이르는 다양한 엔진을 비롯해 디젤 엔진도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의 기술력을 바짝 뒤쫓거나 오히려 앞서있다.

일본 메이커 가운데 혼다의 경우만해도 양산 V8 엔진이 없는 상태다. 상대적으로 국산차의 엔진 경쟁력이 세계수준에 올라서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대배기량 고급차의 경우 여전히 유럽 메이커와의 격차가 존재한다. 다만 최근 현대차에서 V8 직분사 GDi 엔진의 개발을 완료한 상태여서 차이는 조금씩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물론 디젤 엔진기술이 경지에 오른 쌍용차의 기술력도 뒤지지 않는다.

쌍용차에서 조만간 선보일 직렬 4기통 2.2리터 트윈터보 디젤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서있는 현대차의 디젤 엔진을 가볍게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엔진 등급별로 국산차의 경쟁력을 가늠해본다.

◇직렬 4기통 2.0 터보: 현대차 vs 아우디

터보는 낮은 배기량으로 높은 성능을 내는 과급기 가운데 하나다. 배기가스의 힘을 빌려 터보팬을 돌리고 이 힘으로 엔진에 공기를 강제로 구겨 넣는다. 더 많은 공기를 흡입하면서 엔진은 높은 성능을 낸다.

배기량 2.0 가솔린 엔진이 최고출력 200마력을 넘기 어려웠으나 터보의 힘을 빌리면서 이 한계점이 무너졌다. 이 분야에서 선두 그룹은 독일 메이커다. 상대적으로 고유가를 이어온 유럽에선 2.0급 엔진이면 넉넉한 편이다.

보다 높은 성능을 위해 아우디폭스바겐 그룹이 2.0리터 터보를 개발해왔다. 대표적인 모델이 아우디 A4 2.0T다. 최고출력 211마력을 내고 중속 이후의 추진력이 수준급이다.

그러나 최근 등장한 현대차 2.0 터보 엔진에 가볍게 판정패를 당했다. 현대차가 YF쏘나타에 장착할 예정인 직분사 방식의 2.0 터보엔진의 출력은 물경 275마력에 이른다. 조만간 이 전세가 역전될 가능성도 적어보인다.

◇직렬 4기통 2.0 디젤: 기아차 vs BMW

디젤 엔진 분야의 선두그룹은 역시 독일과 프랑스 메이커다. 일찌감치 승용차에 디젤 엔진을 얹기 시작하면서 가솔린 못잖은 성능을 뽑아내왔다.

연료를 엔진에 고압으로 분사하는 커먼레일 시스템도 유럽에서 처음 시작됐다. 그러나 기름값이 만만찮은 한국에서도 디젤 엔진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현재 가장 수요가 많은 등급은 직렬 4기통 2.0 디젤이다. 국내에선 현대차 싼타페와 투싼ix, 기아차 쏘렌토R과 스포티지R, GM대우 윈스톰과 쌍용차 SUV 등이다.

수입 디젤차는 폭스바겐과 아우디, BMW 등이 판매되고 있다. 이 가운데 BMW X3 20d에 장착된 직렬 4기통 2.0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77마력을 낸다.

반면 현대차가 개발한 2.0 R엔진의 경우 같은 배기량을 바탕으로 184마력을 뽑아낸다. 기아차 SUV 역시 동일한 엔진을 얹고 같은 출력을 낸다.

국산 디젤엔진 기술의 발달은 2000년대 들어 더욱 치열해진 SUV 경쟁에서 비롯된 기술발달이다.

◇V6 3.0 디젤: 현대차 vs 폭스바겐

2.0 디젤 기술 못잖게 V6 3.0리터급 디젤 엔진에서도 국산차의 경쟁력이 큰 편이다. 수입차 가운데 V6 3.0 디젤은 아우디와 폭스바겐, 벤츠, 랜드로버 등이 장착하고 있다. 이 엔진을 바탕으로 배기량을 약간 줄인 V6 2.7리터 엔진도 인기를 끌었다.

아우디 SUV Q7의 V6 3.0 TDI는 최고출력 240마력을 낸다. 큰 덩치에 비해 최고출력이 부족한 듯하지만 넉넉한 토크를 바탕으로 순발력이 뛰어나다. 현존하는 V6급 디젤 엔진 가운데 가장 진보한 기술을 지녔으나 2006년 10월 현대차 베라크루즈가 등장하면서 타이틀을 뺏겼다.

현대차 베라크루즈와 기아차 모하비가 장착하고 있는 V6 3.0 디젤은 아우디 폭스바겐의 그것보다 최고출력이 10마력 앞선 250마력을 뽑아낸다.

다만 수치상 최고출력은 분명 현대차가 앞서지만 실제 주행감각은 아우디의 그것이 크게 앞선다. 국산차는 배기량이 올라갈수록 수치상 출력이 주행감각과 고스란히 연결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V8 5.0 가솔린: 현대차 vs 재규어

낮은 배기량에서 대부분 판정승을 거둔 국산차 엔진은 V8 대배기량으로 올라오면서 경쟁력이 약해진다. 소형차 위주로 기술을 개발한 탓이다. 현대차의 V8엔진은 1999년 일본 미쓰비시와의 기술제휴로 첫 선을 보였다. 당시 직분사 엔진도 처음 소개됐으나 소음 및 진동결함으로 인해 일찌감치 자취를 감췄다.

반면 에쿠스 2세대를 출시하며 선보인 V8 5.0 엔진은 뛰어난 정숙성을 바탕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고출력 400마력도 모자람이 없었다. 그러나 유럽 메이커의 기술력에는 한 발 뒤지고 있다.

벤츠와 BMW, 아우디 등 V8엔진은 물론 V12기통 엔진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이들이 현대차의 V8 엔진 기술을 가볍게 넘어서고 있다. 재규어의 경우 같은 배기량인 V8 5.0엔진에 수퍼차저를 더해 최고출력 510마력을 뽑아낸다.

현대차 역시 최근 직분사 방식의 V8 5.0 GDi 엔진의 개발을 완료해 조만간 기술 격차를 줄여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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