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고민은?

입력 2011-01-12 11:08 수정 2011-01-1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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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만 세운 中실패 교훈…‘현지밀착형’으로 해외 진출 노린다

“(중국 이마트의) 사업 축소를 좀 해야 한다. 방만하게 매장이 늘어났다. 거래관계가 복합해 철수는 힘들지만 축소를 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해외사업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 부회장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시장을 너무 쉽게 본 것 같다.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밝혔다.

단초는 중국이다. 정 부회장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신세계 이마트의 중국사업 실패를 사실상 인정했다. 정 부회장은 최근 추진 중인 베트남 사업과 관련 “중국사업은 이마트의 간판을 세우는게 목표였다. 베트남에는 간판 대신 정신을 심으러 간다”고 밝혔다. 사실상 해외사업 전략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국내 유통업체 중 처음으로 1997년 중국시장에 진출했지만 현지화 실패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1997년 360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2005년 990억원, 2006년 2000억원, 2007년 2500억원, 2008년 3500억원을 기록했다. 매년 500억정도 매출이 늘었지만 내실이 좋지 못했다. 지난 2009년에만 6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진출 14년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이마트 부진의 이유는 현지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마트의 브랜드가치가 월마트나 까르푸 등 글로벌유통기업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매장을 확장한 것이 패착이라는 것이다. 정 부회장도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간판 심어 놓고 국내 이마트에서 성공한 노하우를 가져가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이같은 분석에 동의했다.

반면 이마트보다 10년가까이 늦은 롯데의 경우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롯데는 진출 초기부터 ‘마크로’, ‘타임스’ 등 현지 유통기업 인수를 통해 현재 82개의 매장을 운영하면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와 정반대의 길을 가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부회장은 최고 경영자에 오른 이후 중국 이외의 해외시장 진출을 고민해왔고 취임 1주년인 지난해 12월을 전후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 인도네시아의 상위권 유통업체인 ‘마타하리 푸트라 프리마’ 인수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당시 직접 인도네시아 현지를 방문해 지원사격을 하기도 했다.

경쟁사인 롯데 등에 밀려 본입찰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을 돌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정 부회장은 베트남 현지에서 트위터를 통해 ‘아엠 앳 하노이(I'm at Hanoi). 빅씨(Big C · 프랑스계 할인점)에 왔습니다. 사람들이 많네요. ’ 등 현지 매장에 대한 소감을 올리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베트남 방문시 선하(Sonha)그룹 등 현지 유통기업 관계자들과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합작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이와 관련 “선하그룹 등 많은 회사와 접촉 중이다. 아직 문서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긴밀한 얘기가 오가고 있다. 2월말께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가장 가능성이 합작 상대는 선하그룹이다. 이를 통해 신규진출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고 선하의 하드웨어를 이용, 단기간에 다점포화로 경쟁업체에 우위를 점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신세계 관계자는 “합작을 통해 베트남에 진출한다는 것 외에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다”며 “빨라질 수도 늦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베트남에는 빅시, 메트로, 롯데마트 등 외국계 유통업체들이 진출해 연간 20%가 넘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의 해외사업 전략 변화에 경쟁사인 롯데도 긴장하는 눈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신세계(정 부회장)가 롯데의 해외진출 성공사례에 대해 많이 연구를 한 것 같다”며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지 기업 M&A에 나서는 등 해외사업 전략이 바뀌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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