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의 세가지 고민은?

입력 2011-01-07 11:00 수정 2011-01-0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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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사업..돈 될 사업.. 돈 될지 불투명한 사업”

영업익 77% 차지 석유화학 주목 못 받아.. 섭섭

전기차 배터리 3~5년 지나야 수익.. 관심 부담

폴리실리콘 수익 미지수.. 진출 여부 고민중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이 요즘 세가지 고민에 빠졌다. 이른바 돈 되는 사업인 '석유화학', 돈 될 사업인 '전기 자동차용 2차전지, 돈이 될지 불투명한 사업인 '폴리실리콘'에 대한 고민이다.

◇ 돈되는 사업 석유화학.."관심 못받네"= "(LG화학이)돈은 석유화학에서 버는데 배터리(2차전지) 파는 회사 처럼 돼서 말이에요.. (석유화학사업 부문)임원들 얼굴도 자주 못봐서 그런지 이름을 보고 말해야하니 원..."(웃음)

지난 6일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1년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참석한 김반석 부회장이 참석자들에게 자사 석유화학 부문 임원들을 소개하면서 얼굴을 보고 이름이 즉각 떠오르지 않자 던진 말이다.

분위기 전환용 우스개 소리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김 부회장의 석유화학 부문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회사에 돈을 벌어다 주는 쪽은 석유화학이지만 주목받는 건 2차전지이기 때문이다.

LG화학이 지난 2008년 순익 1조원 달성 이후 2009년 2조97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일등공신은 바로 석유화학사업 부문이다.

LG화학의 석유화학 사업부문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전체 매출액 중 74.8%인 10조745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2차전지 사업을 포함한 정보전자소재 사업부문은 3조6910억원으로 25.5%에 불과했다.

영업이익으로 보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석유화학 사업부문이 76.8%(1조7340억원)인 반면 정보전자소재 사업부문은 24.6%(556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전기 자동차용 2차전지 사업을 회사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중점 추진하면서 ‘돈’을 벌어다 주는 석유화학부문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보도나 마케팅도 LG화학은 거의 2차전지 만드는 회사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

연일 유력 자동차 업체와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같은 상황에 대해 석유화학사업 부문 임직원들이 소외되고 서운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게 김 부회장의 우려다.

◇돈될 사업 전기차용 2차전지.. "당장은 아니라고요"= 김반석 부회장의 두번째 고민은 바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전기 자동차용 2차전지 사업이다.

최근 가솔린 자동차의 대안으로 전기 자동차가 떠오르고 있고 LG화학도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로 널리 알려진 상황이지만 당장 돈이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론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을 선점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루지만 당장 돈을 많이 벌어들이는 것으로 시장에서 오해가 종종 있기 때문에 난감하다는 게 김 부회장의 심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업설명회에서 김반석 부회장은 전기 자동차용 2차전지 사업에서 수익이 나지 않고 있다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지적에 대해 "자동차용 2차전지 사업을 하는 어느 회사도 지금 이익을 내는 곳은 없다"고 강변했다.

▲LG화학의 석유화학사업 부문은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의 77%를 차지하는 돈 되는 사업이다. 하지만 최근 전기 자동차 배터리 사업에 밀려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LG화학 오창전기차공장 생산라인 모습.
김 부회장은 "전기차 배터리는 주문 받으면 먼저 라인을 깔고 인력을 뽑아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수익성이 나빠지는 게 사실"이라며 "3~5년 정도 지나야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또 "조금 더 기다리면 중대형 전기차 배터리에서 돈 많이 버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현재 전기자동차 2차전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집중적으로 늘리고 있다. 오는 2013년까지 총 1조원 투자를 통해 오창테크노파크를 2차전지 산업의 중심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오는 2015년 매출 2조원 및 세계시장 점유율 20%를 목표하고 있다. 또 2013년까지 총 3억달러를 투자해서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중이다.

LG화학은 현재까지 미국‘빅3’자동차 메이커 중 2곳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유럽의 르노와 볼보, 미국 상용차 업체인 이튼(Eaton), 중국의 장안기차, 현대·기아차 등 8곳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엔 공급사를 2곳 늘려 총 10개사가 LG화학의 고객이 됐다.

◇폴리실리콘 사업.. "돈 될까 안될까"= 김반석 부회장의 마지막 고민은 바로 태양광 산업의 쌀로 불리는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 여부다. 지난해 말 까지 진출여부를 결정 짓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해를 넘기며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문제는 폴리실리콘 사업이 점점 고부가가치 사업에서 거리가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1조원 이상의 금액을 투자한다 해도 수익을 낼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김 부회장은 6일 석유화학공업협회 신년인사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폴리실리콘은 이미 기술 기반의 사업이 아니며, 향후 폴리실리콘 가격이 kg당 40~50달러선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장이 비용 싸움으로 가고 있어 더이상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 부회장은 "현재는 2차전지 사업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며 "폴리실리콘 사업에 대한 투자는 후순위"라고 밝혀 당분간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은 유보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김 부회장은 "폴리실리콘 사업에 아예 진출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고 사업 포트폴리오에 어떻게 편입시킬 지 고민중"이라고 말해 향후 가능성을 열어 놨다.

하지만 사실상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 하지 않거나 향후 진출 한다고 해도 주력 사업으로는 편입시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질질 끌고 있는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 에 대해 언제쯤 결단을 내릴 지 김반석 부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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