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한국의 버핏을 기대하며

입력 2010-11-11 12:23 수정 2010-11-1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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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장 겸 증권부장
박현주(미래에셋 회장)와 권성문(KTB투자증권 회장). 두 사람은 국내 자본시장이 배출한 스타다. 자본시장의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마이다스의 손’으로 떠올랐다. 박 회장은 주식투자에서, 권 회장은 M&A에서 두각을 보였다.

1997년 미래에셋캐피탈을 설립해 벤처투자로 시드머니를 만든 박 회장은 자산운용사를 설립했다. 때마침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이 회사가 내놓은 뮤추얼펀드는 공전의 히트를 쳤고 시중자금을 빨아들였다. 이후 박 회장은 보폭을 넓혀 증권사를 설립하고 보험사를 인수하는 등 금융그룹을 만들었다. 박 회장은 하버드비즈니스 스쿨에서 투자 노하우 강연도 했다.

권 회장은 95년 PC용 사운드 카드 제조업체 옥소리의 한솔그룹 매각을 주도하면 M&A 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미래와사람(군자산업)을 인수해 세간의 화제가 됐고 1999년 한국종합기술금융(KTB네트워크)를 정부로부터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자산운용사를 설립하고 몇 년 전에는 증권업계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두 사람 모두 질곡의 세월을 보내기도 했다. 권 회장은 벤처붐이 꺼지면서 수천억원의 손실을 봤고 박 회장은 인사이트 펀드 때문에 곤욕을 겪었다. 두 사람 모두 자의반 타의반 해외생활을 하기도 했다.

새삼 박 회장과 권 회장의 과거 행적을 돌아본 것은 두 사람이 우리나라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뭔가 더 큰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바램에서다.

자본시장을 발전시키지 않고서는 더 높은 도약을 기대할 수 없다. 제조업체가 피땀 흘려 벌어들이는 돈의 몇 배를 컴퓨터에 앉아 벌 수 있는 곳이 자본시장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자본시장에서 먹거리를 찾지 않으면 국가의 성장 동력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그럼 우리나라 현실은 어떤가. 우리나라가 G20의장국이 될 정도로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본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증권사마다 ‘인베스트먼트 뱅킹(IB)’을 외치고 있지만 구두선에 그치고 있는 게 대표적인 경우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유능한 사람이 많아야 하는데 해외에서 공부한 인재들이 국내 증권사는 외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CEO들은 임기 끝나면 떠날 운명(?)이다 보니 중·장기 비전에는 별 관심이 없다.

정부나 정책이 자본시장을 발전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자본시장 메커니즘을 잘 알고 글로벌 자금흐름을 꿰뚫어볼 수 있는 리더가 있어야 한다. 자본시장 발전에 두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는 이런 이유 때문이다. 더욱이 두 사람 모두 오너이다 보니 이쪽저쪽 눈치 안 보고 마스터플랜을 갖고 움직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때마침 두 사람 모두 다시 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하니 자신들만을 위한 머니게임이 아닌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서 더 큰 그림을 그려주길 기대해본다.

한 가지 더 바란다면 사회적 책임도 잊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사실 두 사람에 대한 세간의 시선은 긍적적인 것만은 아니다.‘투자의 귀재’라는 별명 뒤에는 부정적인 뉴앙스도 깃들어 있다.

세상 사람들은 두 사람이 물질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존경받은 자본가가 되길 바라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철학있는 CEO가 되길 원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 자본시장에는 본 받을 만한 CEO가 없었다는 얘기다. 이제 우리도 명실상부한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됐으니‘한국의 웨런버핏’이 나와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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