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움직이는 4명의 실세

입력 2010-10-13 11:17 수정 2010-10-1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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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지근거리 보좌... 경영권 승계에도 조력할 듯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부인 홍라희 여사의 멕시코로의 출국장에 최지성 삼성전자 총괄 대표이사(사진 뒷줄 왼쪽부터), 이학수 고문,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플레이 사장, 김순택 신사업추진단 부회장 등 삼성그룹 실세 4명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이 김포공항으로 배웅을 나왔다.
지난 12일 오후 김포공항. 멕시코에서 열리는 세계국가올림픽총연합회(ANOC)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부인 홍라희 여사가 여느 때처럼 손을 잡고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이 회장 부부 출국장에는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 외에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 김순택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부회장),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 등이 배웅을 위해 모습을 나타냈다.

재계에서는 이들이 삼성그룹의 진정한 실세들로 분류하고 있다. 이학수 고문의 경우 과거 전략기획실장 시절부터 ‘삼성의 2인자’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그룹 경영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삼성 특검’ 이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동반퇴진한 후에도 이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다. 최근 이 회장이 해외로 출국할 때마다 이 고문이 모습을 드러냈으며, 지난 7월 승지원에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 초청 만찬 시에도 이 고문이 함께 했다.

이 고문은 이 회장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는 ‘복심(腹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후견인 역할도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고문의 퇴임식에 수백명의 그룹 임원이 참석했던 사실도 그룹 내에서 이 고문의 영향력이 어떤 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통한다.

이 고문은 최근 사면을 받은 이후 경영복귀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지만 이건희 회장의 ‘젊은 조직론’과는 거리가 있어 경영복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지금처럼 이 회장을 보좌하며 이재용 부사장으로의 경영승계 작업을 총 지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김순택 부회장도 지난연말 인사에서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신사업추진단장이라는 중책을 부여받아 그룹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신수종 사업 개발 및 추진을 책임지고 있다.

김 부회장은 삼성SDI 사장 시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개발하고, 2차 전지 등 신사업 추진에 성공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이 회장의 “삼성의 대표 제품도 10년 후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론을 극복할 수 있는 최적임자로 평가받는다.

김 부회장은 지난 1978년부터 삼성그룹 회장비서실에서 근무를 시작, 비서실 운영팀 상무, 경영지도팀장, 비서팀장, 경영관리팀장을 거쳐 1996년에는 삼성비서실 실장보좌역 부사장을 맡는 등 20년 가까이 그룹 비서실에서 근무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는 지난 2004년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으로 승진 후 지속적인 경영실적 개선을 이뤄낸 공로로 지난해 총괄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사실상 삼성전자를 움직이는 최고책임자다.

특히 최 사장은 그룹 주력 계열사의 대표이사라는 직책 외에도 이재용 부사장의 멘토로 알려지는 등 삼성그룹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 대표는 연말 인사에서 이같은 공로가 인정돼 부회장으로의 승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학수 고문, 김순택 부회장, 최지성 사장 등은 이 회장의 출국 때마다 김포공항에 배웅을 나왔지만 이 날 출국장에서 눈에 띈 인물은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이다.

윤 사장은 세계 1위인 삼성전자 TV사업을 이끌고 있는 인물로, 차기 삼성전자 대표로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인물이다. 가전업계의 가장 큰 행사인 ‘CES'와 ’IFA'에서 모두 기조연설을 담당하는 등 삼성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고 있는 점이 평가받고 있다.

윤 사장은 현재 삼성전자 사업부장 가운데 권오현 반도체 담당 사장(1952년)보다 한살 어리지만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쌍두마차 중 하나인 ‘LCD' 사업을 총괄하는 점도 삼성그룹 내에서 입지가 확고해지고 있다는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 출국 때마다 배웅을 하는 이들이 그룹의 중책을 맡고 있는 인물임에는 사실이지만, 이들이 그룹의 실세라는 표현은 다소 과장된 것”이라며 “과거부터 이 회장을 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인물들이기 때문에 출국 때마다 배웅에 나서는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재계 관계자는 “(비서진을 제외하고)그룹의 총수를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것은 그 상징성이 분명히 있다”며 “그동안 그들의 실적이나 행보가 그룹 내 영향력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은 이재용 부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에도 많은 역할을 할 것이고, 이후에도 이 부사장이 안정된 경영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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