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형사소송법상 '자수'에 해당..검사는 권한 없어"
기업, 공소청·중수청·공정위 3곳에 신청해야 할 판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담합 사건의 형사 리니언시 제도는 2020년 12월 구 대검찰청 예규로 제정·시행돼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공소청 본청은 지난달 16일 전신 대검찰청의 예규였던 ‘카르텔 사건 형벌감면 신청 처리절차에 관한 지침‘을 일부 개정하면서 리니언시에 대한 주도권을 재차 명확히했다.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한 사건에서 형벌감면을 원하는 신청인은 ‘공소청 중대범죄부’에 신청서 및 보정자료를 제출하도록 한 것이다.
개정된 예규에 따르면 1순위 신청자는 기소유예, 2순위 신청자는 1/3이상 2/3이하 범위에서 감경 구형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잠정 순위는 공소청 중대범죄부가 서울중앙공소청 공정거래 전담부서의 검토를 거쳐 정하고, 이후 신청서 등 관련자료 원본을 수사기관인 중수청에 송부하는 구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롭게 개청한 중수청도 리니언시 제도의 주도권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두 기관이 명백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중수청은 지난달 27일 “수사기관인 중수청이 리니언시 접수와 잠정순위 부여를 담당하고, 기소 여부 및 감경 구형은 공소청이 담당하는 것이 수사·기소 분리원칙과 카르텔 수사 실효성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냈다.
중수청은 리니언시 신청의 근거를 ‘자수 및 공익신고’로 봐야 한다고 전제한다. 개정 형사소송법에서는 자수를 비롯한 범죄신고 접수 주체에서 검사가 삭제된 만큼, 수사기관인 중수청이 리니언시 제도의 유일한 접수 주체라는 주장다.
공소청의 입장은 또 다르다. 공소청 관계자는 "리니언시는 자수 제도에만 근거하는 게 아니라 검사의 기소권과 소추재량권에 근거한 제도"라면서 "담합과 관련된 실체 관계를 확인하고 처벌하기 위해서 수사 단계에서 뿐만이 아니라 재판까지 전체적인 과정에 협조한 사람이나 기업에 대해 감경해줄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기관의 이견이 큰 상황에서 리니언시 제도를 이용하려는 수사 대상 기업은 사실상 공소청·중수청·공정위 등 3개 기관에 신청서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공정위가 1997년 4월부터 별개의 행정 리니언시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면서 현재 과징금·시정조치 감면, 고발 면제 등의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기관 간에 접수처를 어디로 할지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진신고하려는 기업이 불이익을 최소화하려면 현재로서는 관련 기관 모두에 신청서를 동시 제출하는 게 가장 안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실제 수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상정하면 기업 측 변호인은 수사라는 매를 가장 먼저 드는 중수청에 우선순위를 두고 접촉하겠지만, 리니언시가 수사 자체를 면제하는 효력을 부여하지는 않는 만큼 최종적으로 기소를 면해주거나 감경 구형을 할 권한이 있는 공소청과도 접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수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 (신청 접수 기업의) 순위를 어떻게 정할지 등의 내용을 포함해 공소청과 리니언시 제도에 관한 협의를 상당부분 진행하고 있다”면서 "조속히 협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