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올해 115% 올라 9000선 새 역사…삼전ㆍSK하닉 중심 시총 지도 대격변 [꿈의 9000피 시대]

입력 2026-06-1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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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하나인피니티서울에서 직원들이 코스피 9000 돌파 기념 타종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시스)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하나인피니티서울에서 직원들이 코스피 9000 돌파 기념 타종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시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랠리를 주도하며 한국 증시의 새 역사를 썼다.

18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9.60포인트(2.25%) 오른 9063.84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상승 출발한 뒤 장중 내내 강세 흐름을 이어갔고, 장중 한때 9106.07까지 치솟았다.

이날 외국인이 1조3150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4180억원, 7720억원 순매도했다. 올해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115.1%로 G20 국가 중 압도적 1위다. 이어 일본(38.9%), 튀르키예(28.1%), 이탈리아(17.0%) 순이다. 미국의 주가지수 상승률은 8.4% 수준이다.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도 사상 최대치인 7413조원을 달성했다. 국내 증시 전체 시총은 미국, 중국, 일본, 홍콩, 대만, 인도에 이어 세계 7위다.

올해 코스피 지수 1000포인트 단위 돌파 속도는 이례적이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1월 27일 5084.85로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넘어섰다. 2월 25일에는 6083.86으로 6000선, 지난달 6일 7000선, 지난달 26일 8000선을 차례로 돌파했다. 불과 16거래일 만에 9000선을 넘어 지수 최고점을 경신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이제 코스피 1만 포인트가 눈앞에 있다”며 “9000포인트를 넘어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을 향해 나아가는 새로운 여정이며, 그 여정은 기업과 정부, 증권업계, 국내외 투자자가 함께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례적인 속도로 코스피가 상승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랠리가 시가총액 지형을 완전히 바꿔놨다. 코스피 전체 시총 대비 두 종목의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고, 시총 상위종목 순위는 격변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62% 오른 36만2500원, SK하이닉스는 6.51% 오른 268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지수 상승의 선봉에 섰다. 지수가 급등하는 사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몸집도 크게 불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202.34% 오르면서 시가총액은 2119조3000억원으로 1409조5000억원 증가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41%에서 28.59%로 높아졌다.

SK하이닉스의 상승 탄력은 더 강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268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지난해 말 대비 312.44%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473조9000억원에서 1913조6000억원으로 1439조7000억원 늘었다. SK하이닉스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은 13.63%에서 25.81%로 확대됐다.

시가총액 상위권의 얼굴도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바뀌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2위를 유지한 가운데 SK스퀘어가 지난해 말 7위에서 3위로 올라섰고, 삼성전기는 33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현대차는 60조7000억원에서 123조1000억원으로 키우면서 5위를 유지했다.

SK스퀘어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48조6000억원에서 224조3000억원으로 175조7000억원 늘었다. SK하이닉스 지분가치 상승과 함께 지주회사 할인 축소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주가는 361.96% 올랐다.

삼성전기는 올해 762.75% 오르며 코스피 상장사 중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시가총액은 19조원에서 164조3000억원으로 145조3000억원 증가했다. 반도체용 패키징 기판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AI 인프라 핵심 부품의 수급 개선 기대가 시총 순위를 끌어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삼성생명도 지난해 말 18위에서 6위, 삼성물산은 13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 SK는 34위에서 16위로, 삼성SDI는 28위에서 18위로 순위를 높였다.

반면 기존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서는 순위가 밀린 종목도 적지 않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 3위에서 7위로 내려왔다. 시가총액은 86조2000억원에서 93조6000억원으로 늘었지만, 반도체 대형주의 상승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위에서 10위로, HD현대중공업은 6위에서 9위로 각각 하락했다. NAVER는 14위에서 23위로, 셀트리온은 12위에서 20위로 밀렸다.

올해 코스피 지수의 가파른 상승은 반도체·전자부품·AI 인프라 관련주의 강세에 집중됐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AI 투자가 지속하는 환경에서 대형반도체 기업들의 이익성장이 견조하고,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지속되는 국면”이라며 “AI 밸류체인 주도의 한국 증시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하이퍼스케일러의 AI 투자가 통상적인 투하자본이익률(ROIC)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투자비용 증가와 현금흐름 악화가 있더라도 AI 경쟁에서 선점할 수 있는 보상이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에 투자를 쉽게 멈추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그는 “여러 과열 논란에도 AI 투자는 계속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정상휘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8000선 돌파 이후 상승은 이익보다 밸류에이션 상승의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더 컸다”며 “반도체 중심의 이익 체력이 유지되는 가운데 리레이팅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최근 한 달간 반도체 외 업종에서는 실적 기대와 주가 흐름이 엇갈리는 사례가 다수 나타났다”며 “현재 상승세는 한국 전반 업종에 대한 투자라기보다 한국 반도체 업종에 반영된 리레이팅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향후 추가 상승의 핵심 변수는 반도체 실적 추정치가 계속 높아질 수 있는지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코스피 상승은 기업 실적의 가시화와 한국 시장에 대한 밸류 재평가가 함께 반영된 결과”라며 “향후에는 2027년 이익 추정치가 추가로 상향 조정되는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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