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전세…서울 세입자들, 경기로·월세로 [포스트 전세 시대 ②]

입력 2026-06-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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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거주자, 경기 주택 매입 1년 새 46%↑
기존 거주지 유지 위해 '반전세' 선택하기도
전세 매물 감소에 월세 부담은 '역대 최고'

(챗gpt 생성.)
(챗gpt 생성.)

주거 수요가 몰리는 서울은 전세가 빠르게 사라지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선택지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전세에 살면서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청년·신혼부부는 경기권으로 눈을 돌리고 기존 거주지에 남으려는 세입자들은 월세로 돌아서는 상황이다.

16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거주자의 경기 지역 주택 매입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1월 2500건대였던 거래는 2월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3월 3158건으로 늘었고, 4월에는 3204건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4월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6.2% 급증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맞닿은 지역에 수요가 집중되며 출퇴근 여건을 고려한 실수요가 두드러졌다. 4월 기준 서울 거주자의 경기 주택 매수 건수는 구리 185건, 광명 182건, 안양 동안 141건, 하남 124건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구리는 전체 거래 458건 가운데 40.4%, 광명은 488건 가운데 37.3%를 서울 거주자가 매수했다. 집을 산 사람 10명 중 4명가량이 서울 거주자인 셈이다. 안양 동안(21.3%)과 하남(28.4%) 역시 서울 수요 비중이 높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경기 주택 시장의 핵심 매수층으로 나타났다. 4월 경기 지역 전체 주택 매수 2만1216건 가운데 30대는 6726건으로 31.7%를 차지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서울 전세 거주자 가운데 신혼부부와 청년층이 경기권 매수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 실제 사례도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전세로 거주하던 직장인 이모 씨는 10월 결혼을 앞두고 최근 화성 동탄의 아파트를 매수했다. 예비 남편과 함께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이 4억원 수준으로, 전세보단 대출을 활용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쪽을 선택했다.

이 씨는 "서울 서남권과 동탄을 두고 고민했지만 직장이 강남에 있어 출퇴근 여건을 고려했을 때 동탄도 충분히 선택할 만하다고 판단했다"며 "약 2억원 정도 대출을 추가로 받더라도 감당 가능한 수준이었고, 신도시 특유의 주거 환경도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기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경우도 있다. 경기 광명시에 거주하는 30대 신혼부부 최모 씨는 최근 전세 계약을 갱신하면서 반전세로 전환했다. 결혼 후 2024년 전용 81㎡ 아파트에 보증금 3억5000만원의 전세로 입주했지만, 계약 갱신 과정에서 집주인이 보증금 증액 대신 월세를 받겠다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최 씨는 "당장 전세보증금을 더 마련할 여유도 없고 주변에 전세 매물도 거의 찾기 어려웠다"며 "이사 비용까지 고려하면 집주인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세 감소로 수요가 월세로 몰리면서 월세 상승은 가파르다. 한국부동산원의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종합 월세가격지수는 0.81% 올라 전월(0.63%)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의 평균 월세는 126만원, 중위 월세는 105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역시 평균 월세 108만9000원, 중위 월세 94만원을 기록하며 사실상 '월세 100만원 시대'에 접어들었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임차인들의 선택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며 "기존 거주 지역에 계속 머물려는 수요는 결국 월세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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