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 인상ㆍ수당 비율 및 보상체계 개선 등 요구
1인 평균 급여 줄어⋯특별성과급 미지급 등 영향

올해 처음으로 대기업집단에 편입된 오리온이 창사 이래 첫 부분파업을 직면했다. 실적 상승에 비해 보상이 낮다는 노동조합(노조)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며 노사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오리온지회는 이날부터 5일까지 이틀간 부분파업으로 쟁의행위에 들어간다. 오전 근무 후 오후 업무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일반 슈퍼마켓 납품을 맡는 영업직 200여 명 중 70명이 실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찬반투표에서 94.5%의 찬성으로 파업권을 확보했다.
이번 파업은 지난해 교섭노조가 바뀐 뒤 처음으로 진행된 임금 단체 협상이 결렬되며 불거졌다. 노조는 전 직무 기본급 7.5% 인상과 기본급·수당 비율 개선, 직무별 보상체계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10일 회사와 노조 간 교섭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말 자산총액 5조1430억원으로 지정 기준(5조원)을 넘어선 오리온은 처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올랐다. 꾸준한 현금 창출력과 바이오 계열사 투자 확대 등이 자산을 끌어올렸다. 다만,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공시, 특수관계인 부당지원 금지 등 규제 의무도 부과됐다. 이번 파업은 오리온이 대기업집단 편입 후 맞는 첫 리스크다.
노사 의견 차 쟁점은 실적과 보상의 괴리다. 오리온의 별도 기준 매출은 2023년 1조700억원에서 2024년 1조976억원, 2025년 1조1458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688억원 △1785억원 △1868억원, 당기순이익은 △2397억원 △3555억원 △4003억원으로 늘었다.
‘현금 부자’로 불리는 오리온의 현금도 불어났다. 현금성 자산(현금·예치금 포함)은 별도 기준 2023년 449억원에서 지난해 5261억원으로 늘어났다. 연결 기준으로는 약 1조3000억원에 달해 전체 자산의 28%가량을 차지하며 오리온이 올해 처음으로 대기업집단에 선정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직원 1인 평균 급여는 2023년 8800만원에서 지난해 8100만원으로 줄었다. 매출, 이익, 보유 현금이 모두 우상향하는 동안 직원 평균 급여만 감소한 것. 노조 구성원인 영업직의 경우 1인 평균 급여액은 2023년 약 8360만원에서 2025년 7960만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성과급 지급 차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오리온에는 △일반 성과급과 △특별성과급이 있다. 일반 성과급은 업무 성과에 따라 지급하고, 특별성과급은 회사가 연간 목표 초과 이익 달성했을 때 초과이익의 일부를 임직원들에게 나눠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난해에는 초과 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특별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았다. 다만 영업직으로 구성된 노조에서는 영업이익 성장률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매출이 늘었으니 특별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는 오리온 오너 일가의 고액 배당도 지적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히며 △배당성향 20% 이상 배당정책 이행 △향후 3개년 배당성향 점진적 상향 △중간배당 검토 등 주주환원 강화 정책을 제시했다. 정부 기조에 따른 정책이기도 하지만, 배당금의 상당 부분이 오너 일가에 흘러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지분율이 높은 담철곤 회장과 그의 아내인 이화경 부회장 등 오너 부부에게만 약 556억원의 배당이 실시됐다.
오리온 관계자는 “관계 법령에 따라 노조와 성실히 협의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