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조직 개편·전담 조직 신설⋯담보금융 벗고 실물경제 금융 강화
두나무 1조 투자·청라 이전⋯함영주식 미래금융 ‘대전환’ 본격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AI·반도체·조선·방산 등 미래 산업 금융으로의 ‘대전환’에 나섰다. 총 100조원 규모의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생산적금융과 포용금융 확대에 속도를 내며, 담보·부동산 위주의 전통 금융 구조를 실물경제 중심 체계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1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하나금융은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5년간 총 100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계열사별 실행 전략 구체화에 나서고 있다. 첨단산업 중심 자금 공급 확대와 소상공인·금융취약계층 지원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금융이 강조하는 생산적금융의 핵심은 자금 흐름의 방향 전환이다. 기존 부동산·담보 중심 금융에서 벗어나 AI·반도체·조선·방산·콘텐츠·수출 공급망 등 실물경제 성장성과 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분야에 자금을 집중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단순 기업대출 확대보다 미래 성장 산업과 혁신기업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공급해 금융의 자본 재배분 기능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함 회장이 올해 제시한 그룹의 핵심 화두도 ‘판을 바꾸는 대전환’이다. 함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날의 성과와 막대한 규모가 내일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며 “생산적금융 추진을 위한 최적의 전문 조직으로의 전환과 기업금융·IB 심사,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 재설계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생산적금융 규모는 총 84조원 수준이다. 핵심 첨단산업에 10조원, AI·디지털 인프라 분야에 2조5000억원, 모험자본 및 지역균형발전 직접투자에 2조5000억원, K-밸류체인 및 수출 공급망 지원에 2조8000억원 등이 투입된다. 올해 생산적금융 공급 목표는 기존 계획보다 1조6000억원 늘어난 17조8000억원으로 확정했다.
생산적금융을 위한 그룹 내부 체질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하나금융은 지주 내 ‘투자·생산적금융부문’을 신설하고 직속 조직인 생산적금융지원팀을 운영하고 있다. 또 ‘그룹 생산적 금융 협의회’를 통해 관계사별 추진 계획과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주요 협업 과제를 공유하는 통합 관리체계도 구축했다.
계열사별 역할 분담도 이뤄졌다. 하나은행은 생산적투자본부를 중심으로 첨단산업 지원과 수출기업 금융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리서치와 IB 역량을 기반으로 투자 기회 발굴과 자본시장 연계를 지원하고 있으며, 하나금융티아이와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은 AI·디지털 인프라와 산업 분석 기능을 맡고 있다.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 지원도 생산적금융 전략의 핵심축이다. 하나은행은 신용보증기금,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협력해 K-콘텐츠 산업 금융 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기술보증기금 특별출연을 통해 소셜벤처기업 육성 자금도 공급하고 있다. 지역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지역펀드 출자와 민간 모펀드 결성도 추진 중이다.
디지털 금융 생태계 선점을 위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하나금융은 최근 국내 최대 가상자산 플랫폼 두나무 지분 약 6.55%를 1조33억원에 인수하며 4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시중은행이 가상자산 기업에 투자한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디지털자산 인프라를 결합해 미래 금융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승부수로 평가된다.
하나금융의 총체적 변화는 ‘청라 시대’에서 본격화될 전망이다. 본점 소재지를 서울 중구에서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바꾼 하나금융은 9월부터 지주와 은행, 카드 등 계열사들이 차례로 이전하며 하나드림타운으로 집결한다. 단순한 사옥 이동을 넘어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새로운 금융 허브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함 회장은 “청라 이전은 단순히 사무실 위치를 옮기는 공간의 재배치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혁신하는 총체적인 변화, 대전환의 출발점”이라며 “새로운 터전에서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