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사 다시 협상장으로…‘파국’ 막을 사회적 브레이크 필요

입력 2026-05-1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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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갈등, 반도체 넘어 제조업 전반 ‘성과급 기준’ 흔들 변수
협력사·중소기업 부담 확대… “노사 문제 아닌 사회적 비용” 지적
초과이익 배분 고정화 땐 투자·주주가치 훼손 우려도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투쟁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투쟁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갈림길에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이번 갈등의 파장은 이미 기업 내부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과급 제도화를 둘러싼 충돌이 국내 제조업 전반의 임금 체계와 노사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데다 협력업체 부담 확대, 주주권 침해 논란 등 국가 경제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단순 교섭 타결 여부를 넘어 ‘사회적 브레이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추가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한다. 11~12일 진행된 1차 사후조정이 성과 없이 끝난 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연이어 중재에 나서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면서 협상 재개가 이뤄졌다. 총파업 현실화를 막기 위한 사실상 마지막 협상으로 평가되지만, 시장의 관심은 협상 결과보다 ‘선례 효과’에 쏠린다.

가장 큰 변수는 성과급 체계다.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 폐지 등이 관철될 경우 향후 다른 대기업과 제조업 노조로 유사 요구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반도체·조선·자동차 업종에서는 성과 공유 확대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진이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와 만나 대화하는 모습. 사진 왼쪽 위부터 투쟁본부 정승원 국장, 이송이 부위원장, 최승호 위원장, 김재원 국장. 사진 오른쪽 위부터 삼성전자 박용인 사장, 한진만 사장, 전영현 부회장, 김용관 사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진이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와 만나 대화하는 모습. 사진 왼쪽 위부터 투쟁본부 정승원 국장, 이송이 부위원장, 최승호 위원장, 김재원 국장. 사진 오른쪽 위부터 삼성전자 박용인 사장, 한진만 사장, 전영현 부회장, 김용관 사장 (사진=삼성전자)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협상 결과가 향후 국내 제조업 성과급 협상의 기준점처럼 작용할 수 있다”며 “개별 기업의 경영 상황보다 업종 평균이나 특정 기업 사례가 교섭 잣대가 되는 순간 노사 갈등이 상시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협력업체와 중소기업 부담도 문제로 지목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급망에는 수많은 소재·부품·장비 업체가 연결돼 있다. 대기업 임금·성과급 기준이 높아질수록 협력사의 인건비 부담과 인력 유출 압력이 커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소득 격차 역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납기 지연과 고용 불안이 중소 협력사로 전이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총파업 이슈를 ‘기업 내부 노사 갈등’이 아닌 산업 생태계 전반 문제로 보는 이유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주권 침해 논란도 피하기 어려운 쟁점이다. 영업이익 일부를 사전에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 배분하는 방식이 확대될 경우 미래 투자와 연구개발(R&D), 배당 재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산업처럼 대규모 선행 투자가 필요한 업종에서는 투자 여력 감소가 장기 경쟁력 약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이익은 임직원 보상뿐 아니라 설비 투자와 기술 개발, 주주 환원 등에 함께 쓰여야 하는 자원”이라며 “초과이익 배분 구조가 경직될 경우 결국 투자자와 주주의 권익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임금 협상을 넘어 한국 제조업의 보상 체계, 산업 생태계, 투자 구조를 둘러싼 시험대로 확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이 파국을 막는 수준을 넘어 향후 산업계가 수용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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