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촉법소년은 ‘면죄부’가 아니다

입력 2026-05-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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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충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교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기사에는 “촉법소년 없애라”는 댓글이 달렸고, 수백 명의 공감을 받았다. 하지만 고등학생은 촉법소년이 아니다.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를 뜻한다. 청소년 범죄와 촉법소년을 동일시하는 잘못된 인식이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퍼져 있다.

물론 최근 촉법소년 논쟁이 커진 배경에는 분명 현실의 불안이 존재한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권 침해와 학생 폭력이 반복되고 있고, 청소년 범죄의 저연령화·흉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조사에서는 교원 96.4%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찬성했다. “촉법이라 처벌받지 않는다”며 법을 조롱하거나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현장의 위기의식은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논쟁이 격해질수록 사실과 오해가 뒤섞이는 모습도 반복된다. 대표적인 것이 ‘촉법소년은 아무 처벌도 받지 않는다’는 인식이다. 하지만 촉법소년에게는 형사처벌 대신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이 내려진다. 가장 강력한 처분인 소년원 송치는 최장 2년간 신체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징역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촉법소년이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다’거나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은 실제 제도와는 거리가 있다.

최근 성평등가족부가 진행한 사회적 대화협의체 역시 이런 현실과 고민 사이에서 촉법소년 연령을 현행 만 14세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 나이에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낙인효과가 커지고 재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전문가 우려와 국제 인권 기준 등이 고려됐다. 처벌 연령을 낮추는 것만으로 청소년 범죄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판단도 반영됐다.

하지만 현행 유지가 곧 현상 유지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청소년 범죄의 흉포화와 피해자 보호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보호처분의 실효성을 높이고 교화·재범 방지 체계를 강화하는 일이다. 동시에 촉법소년을 모든 청소년 범죄와 동일시하거나, 촉법소년이 ‘면죄부’라는 오해도 바로잡아야 한다. 현행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면, 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책임과 회복의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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