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ㆍ시진핑, 베이징 담판⋯패권 경쟁 속 ‘관리된 공존’ 모색하나 [종합]

입력 2026-05-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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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9년 만의 중국 방문
협상과 쿼터제 등 무역 관리 체제로
美 원유ㆍ대두 수출하고 AI 규제 완화 전망
中 희토류 내주고 대만 문제 유리하게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세기의 담판’을 진행한다. 관세 전쟁에서 기술 봉쇄, 희토류 보복과 대만 문제는 물론 이란 전쟁과 그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지 주요 2개국(G2, 미국·중국) 정상이 어느 때보다 중대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들을 안고 마주 앉게 됐다. 이번 회담에서 글로벌 경제와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는 합의가 이뤄질지 새로운 갈등이 증폭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은 관세와 광물 협상, 미·중 무역투자위원회(BIS) 도입 등 무역이 최우선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으로 출발하기 전 중국 시장 개방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만 문제와 이란 전쟁 등 외교·안보 현안 역시 핵심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중국 국빈방문은 2017년 1기 행정부 이후 약 9년 만이에 처음이다. 그는 이번 방중 기간(13~15일) 시 주석과 무려 6차례 만난다. 이를 통해 양국 현안에 대해 최종 합의를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극단적 무역 충돌’ 대신 ‘무역 관리(Managed Trade)’에 합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AP는 “미국과 중국이 기존의 자유무역 원칙 대신 정부 간 협상과 쿼터제 등을 통해 교역량을 통제하는 한편 양국 무역의 안정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와 첨단기술 수출 규제를 고집했다. 그러면서도 중국과의 대규모 거래를 통한 ‘실리 외교’ 가능성은 늘 열어 두었다. 중국 역시 경기 둔화와 부동산시장 침체 속에서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무시하기 어려웠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큰 틀에서 합의했던 주요 의제가 최종 합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을 통해 약 6개월 만에 다시 만난다. (APEC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을 통해 약 6개월 만에 다시 만난다. (APEC 사진공동취재단)

품목별 무역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은 자국산 에너지의 중국 수출을 기대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수입 재개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산 원유 수출이 재개될 경우 미국 에너지 업계에도 적지 않은 호재가 될 전망이다.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은 농산물, 특히 콩(대두) 수입 확대를 요청할 예정이다. 지난해 무역전쟁 과정에서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인 미국 농가가 큰 타격을 받았다.

희토류를 포함해 중국이 틀어쥔 광물도 논의 대상이다. 지난해 미국이 대중국 폭탄 관세를 선언하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로 맞섰다. 그 직후 화들짝 놀랐던 트럼프 행정부는 태도를 바꿨다. 무역전쟁 휴전의 단초였다. 양국은 이 모든 합의 사항을 관리하고 통제할 미·중 무역투자위원회(BIS) 도입을 논의한다. 이번 회담에서 BIS의 역할까지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이를 대신해 미국의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엔비디아 고성능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강하게 제한해 왔다. 그러나 미국 빅테크와 산업계 내부에서도 “중국 시장을 완전히 포기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만큼 이번 회담을 계기로 통제 완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처음에 방중 일정에서 제외됐다가 막판 극적으로 합류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외교 문제도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다. 무엇보다 중국이 민감하게 대응해 온 대만 문제가 논의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번 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대만 지원 확대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한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대만의 자위역량 지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를 두고 중국과 정면충돌은 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물론 중동 전쟁 부담까지 떠안고 있는 미국이 아시아에서 또 다른 군사적 긴장을 확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중동 전쟁으로 미국의 전략 자산이 분산되면서 중국이 이번 협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며 “대만 문제에 대해 미국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부인했으나 중동 문제 역시 회담 테이블에 오른다. 미국은 중국이 경제적 영향력을 활용해 호르무즈 해협 안정과 확전 방지에 협조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국무부는 이날 “미국과 중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에 반대하기로 했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NYT는 이번 정상회담이 ‘근본적 해결’보다는 ‘갈등 관리’ 수준에 머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NYT는 “미국과 중국 모두 전략 경쟁 자체를 멈출 생각은 없다”라면서도 “그러나 경제와 금융시장 충격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상황”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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