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규제 필요”…시장 경쟁·단계적 개방 병행 제안
AI 결제 시대 대비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 필요성 제기

국내외 디지털 자산·금융 전문가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차세대 결제·정산 인프라로 규정하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과 명확한 규제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이 토큰증권(STO), 실물자산(RWA), AI 에이전트 결제와 연결될 핵심 인프라라며 한국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제도 설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일·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동향과 한국 디지털 경제의 기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디지털융합산업협회(DCIA), 한국웹3블록체인협회(KWBA), 영국 DCGG가 주관했다.
‘금융혁신과 디지털자산 정책 라운드테이블’ 패널토론에서는 김기흥 디지털융합산업협회장이 좌장을 맡았다. 토론자로 참여한 김용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2017년 가상자산 초기 시장 형성 당시 입법을 서둘렀다면 현재 국내 디지털 산업은 훨씬 발전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한국은행을 비롯한 감독 당국이 상호 협조해 가상자산 시장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바라봐야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훈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거래소 규제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STO와 RWA, 기존 주식·채권 시장의 레거시 청산·결제 시스템을 어떻게 상호 운용할지에 대한 더 큰 비전과 설계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다만 “통화 주권 방어와 자본 유출 방지라는 내러티브를 과도하게 강조하면 경제적 효율성과 개인의 선택 자유를 해치는 갈라파고스적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기철 경기도 경제기획관은 “사전 진입 규제가 강한 국내 법 체계상 금융당국이 낯선 제도를 단번에 수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초기에는 당국이 관리하기 쉬운 은행 등 대주주 중심으로 시장을 열고, 제도가 안정화되면 점진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수혁 전 한국웹3블록체인협회장은 “규제와 관리도 중요하지만, 산업이 성장하려면 포용력이 필요하며, 기존 은행권 중심으로만 문제를 풀려 하면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라며 “초기부터 허용 개수를 정해두기보다 시장 경쟁 원리에 맡겨야 확산성이 생긴다”고 밝혔다.
변미경 광주은행 부행장은 “인구 소멸과 지역 자금 유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외국인과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다”며 “지방은행들이 지역 경제 생태계에서 새로운 시장을 열어갈 수 있도록 명확한 법안이 조속히 시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원희 한국웹3블록체인협회장이 좌장을 맡은 패널토론에는 레오나르도 리얼(Leonardo Real) 테더 최고준법감시책임자(CCO), 자일스 딕슨(Giles Dixon) 테더 글로벌 규제·라이선싱 총괄, 조슈아 타운슨 DCGG 글로벌 정책 총괄, 티모시 신(Timothy Shin) DCGG 한국 정책 총괄, 빈센트 척 퍼스트디지털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해 스테이블코인의 미래를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민관의 긴밀한 협력과 열린 대화, 시장 친화적이고 유연한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의 투명성을 범죄 예방과 소비자 보호에 활용하려면 신속한 공조 네트워크가 선행돼야 한다는 설명도 나왔다. 단일하고 획일화된 글로벌 규제를 그대로 도입하기보다 각국의 맥락과 실제 활용 사례(Use Case)를 반영한 스마트한 규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어서 진행된 ‘한국의 디지털 자산과 스테이블코인의 미래 라운드테이블’ 패널토론에서는 글로벌 토큰증권(STO) 시장 경쟁력 확보와 AI 결제 시대 대응을 위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구축과 명확한 규제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자금을 유치하고 유동성을 확보하려면 달러뿐 아니라 원화 기반 로컬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업 현장의 수요에 맞춘 규제 명확성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수출 현장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 요구가 늘고 있다며 제도 공백이 길어질수록 국내 기업의 대응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향후 AI 에이전트가 달러·원화·엔화 스테이블코인 중 최적 경로를 찾아 자동 결제하는 시장이 열릴 수 있는 만큼,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