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강남권·소규모 부지 가점, 도시정비형 재개발 포함
서울시가 민간의 창의적 건축 디자인과 개방형 공공공간 조성을 유도하는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사업’ 제도를 대폭 손질한다. 사업 절차를 간소화해 추진 속도를 높이고 비강남권과 소규모 부지 참여를 확대해 서울 전역으로 혁신 디자인 공간을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12일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사업’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사업은 민간이 창의적 디자인과 시민 누구나 이용 가능한 개방형 공간을 제안하면 높이·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다.
서울시는 2023년 전국 최초로 제도를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총 19개 사업지를 선정했다. 1호 대상지인 성수동 이마트 부지는 원형과 사각형이 조화를 이루는 외관 디자인을 적용해 2028년 준공 후 크래프톤 신사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관철동 대일화학 사옥과 대치동 빗썸 사옥은 혁신 디자인을 적용한 업무시설로 추진되고 있다.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은 모래시계를 형상화한 외관 디자인을 도입했고, 잠원동 리버사이드호텔 부지는 저층부 개방형 녹지 공간 중심으로 계획됐다. 효제동 관광숙박시설에는 전통 한옥 곡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공공공간도 함께 조성되고 있다. 삼표레미콘 부지에는 서울숲과 연계한 도심 쉼터가 들어서고 서초구 코오롱 스포렉스 부지에는 선큰광장, 성내동 복합개발사업에는 옥상 전망대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번 개편안은 △사업절차 간소화 △지역 격차 해소 및 참여 확대 △디자인·공공성 유지 강화 등 3가지가 핵심이다.
우선 서울시는 기존 7단계였던 사업 절차를 4단계로 통합해 평균 24개월 이상 걸리던 기간을 약 17개월 수준으로 단축한다. ‘도시·건축디자인 혁신위원회’가 대상지 선정과 인센티브 결정을 일괄 검토하고 건축위원회 내 중복 심의 기능도 폐지한다.
비강남권 참여 확대를 위한 가점제도 도입된다. 현재 선정 대상지 19곳 가운데 9곳이 강남·서초구에 집중된 점을 고려해 토지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강남권 지역에 가점을 부여한다. 저층부 개방공간 확보가 어려운 5000㎡ 미만 소규모 부지에도 가점을 적용한다. 업무·문화·숙박 기능 등이 결합되는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도 디자인 혁신사업 대상에 새롭게 포함됐다. 서울시는 3월 30일 조례 개정을 통해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을 대상지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의 일관성과 공공성 유지 장치도 강화된다. 서울시는 대상지 선정 단계에서 ‘핵심디자인 요소’를 지정하고 이후 도시관리계획과 인허가 과정에도 이를 반영할 방침이다. 핵심 디자인 변경 시에는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위원회 재심의를 받도록 했다. 시민 개방공간 역시 기획부터 준공까지 단계별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번 개선안을 앞으로 신규 선정되는 혁신사업 대상지에 즉시 적용할 예정이다. 6월 10일에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사업 관계자와 자치구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도 개최한다.
김용학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사업 제도 개선은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서울이라는 도시의 ‘공간 체질’을 바꾸는 도약을 위한 것”이라며 “단순히 보기 좋은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건축물이 시민에게 쉼표를 제공하고 도시의 품격을 결정하는 인프라가 되도록 하여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