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지영·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 = 2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미·이란 협상 대기심리 속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에 따른 유가 반등과 테크주 차익실현 물량이 겹치며 소폭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보합권에 머물렀고, S&P500과 나스닥은 약세를 보였다.
주말 이후 미·이란 휴전 협상은 양측의 엇갈린 발언으로 혼선을 빚고 있다. 트럼프는 기존 휴전 시한의 연장 가능성이 낮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란 역시 위협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협상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파키스탄이 이란에 협상 테이블 복귀를 촉구하고 있고, 미국 측에도 2주 휴전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은 안도 요인이다.
무엇보다 전일 국제유가 상승폭이 제한되며 여전히 90달러 아래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시장이 전쟁 불확실성 확대에 무작정 상방 베팅을 하고 있지는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고려하면 협상 노이즈와 시한 연장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지만, 기본 경로는 막판 진통 이후 협상 타결, 이후 시장의 초점이 다시 실적 시즌으로 이동하는 쪽에 둘 필요가 있다.
전일 국내 증시는 장 초반 주말 중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소식에도 실적 시즌 기대감에 힘입어 1%대 강세를 보였다. 다만 이후 협상 경계심리 재확산과 단기 차익실현 압력이 겹치며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나란히 0.4% 상승 마감했다.
21일 국내 증시는 미·이란 협상 관망심리 확대와 미국 테크주 약세에도 불구하고, 코스피200 야간선물 강세와 1분기 실적 시즌 기대를 바탕으로 지수 하단은 제한될 전망이다.
전일 코스피가 6200선에 진입하며 전쟁 직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점도 눈에 띈다. 아직 휴전 협상과 호르무즈 운항 불확실성은 남아 있지만, 주식시장이 전쟁 리스크에 갈수록 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수급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3월 코스피에서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4월 들어 순매수로 전환했다. 특히 반도체뿐 아니라 반도체 이외 업종으로도 매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이는 특정 업종 쏠림이 완화되면서 시장 체력이 오히려 안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 상장 ETF 자금 흐름도 비슷하다. MSCI 한국지수를 추종하는 정방향 1배 ETF에는 4월 들어서도 자금 순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 상장된 DRAM ETF에도 뚜렷한 자금 유입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실적 모멘텀이 외국인 패시브 자금의 매수 유인을 자극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홍콩에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에서 최근 자금 유출이 나타난 점은 공격적 베팅이 다소 줄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다만 이를 랠리 종료보다 과열 정상화로 보는 해석이 더 타당하다. 1배 ETF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도주 수급이 보다 안정적인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주 초반은 휴전 협상 노이즈가, 주 중반 이후는 국내 주도주 실적 시즌이 시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와 조선, 방산, 기계 등 실적이 뒷받침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추가 이익 상향 가능성이 남아 있다. 향후 나타날 수 있는 조정은 주도주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