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고리2호기가 35개월간의 설비개선과 안전성 검증을 마치고 4일 재가동에 들어갔다.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40년의 설계수명을 넘긴 원전이 다시 돌아오면서, 에너지 안보와 원전 안전을 둘러싼 논쟁도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고리2호기는 지난 2023년 4월 운전허가 기간 만료로 가동이 중단됐다. 한수원은 그에 앞서 2022년 규제기관에 계속운전 안전성 평가서를 제출했고, 약 3년 7개월에 걸친 심사를 거쳐 지난해 11월 계속운전 승인을 받았다.
이후 장기간 정지 기간 동안 설비개선과 정밀 안전 점검을 진행했고, 최종 정기검사를 통과하면서 재가동에 이르렀다.
한수원은 이번 재가동의 의미를 '에너지 안보'에 두고 있다. 김회천 사장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원전의 계속운전은 안정적인 전력 확보의 핵심 수단"이라며 "후속 원전들도 철저한 준비를 통해 안전성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2030년까지 운전허가 만료를 앞둔 원전이 다수인 상황에서, 고리2호기는 향후 계속운전 정책의 ‘선두 사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논란의 지점도 분명하다. 설계수명을 초과한 원전을 계속 운전하는 것에 대한 안전성 우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규제기관의 심사를 통과했다고는 하지만, 노후 설비의 장기 운전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
정책적으로도 의미는 적지 않다. 정부의 원전 확대 기조 속에서 계속운전은 신규 원전 건설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전력 확보 수단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노후 원전 의존도 증가'라는 구조적 문제를 동반한다.
단기적 전력 수급 안정과 중장기적 에너지 전환 사이의 균형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는 대목이다.
결국 고리2호기 재가동은 단순한 발전소 한 기의 문제가 아니다. 에너지 정책의 방향, 원전 안전에 대한 사회적 신뢰, 그리고 탄소중립 전략까지 맞물린 복합적 사안이다. ‘재가동’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앞으로의 운영 과정이 한국 원전 정책의 향방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