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530원 마저 돌파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원화 약세). 미국 이란 전쟁 불확실성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한 가운데 4조원 가까운 외국인 코스피 대량 순매도, 환율 상승을 용인하는 듯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발언까지 겹친 때문이다.
앞서 신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사무실 첫 출근 자리에서 “환율 레벨 자체는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원·달러 환율 상승을 용인한 발언이라 해석하는 분위기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원·달러 환율 상단이 뚫렸다고 평가했다. 불확실성이 커 이번주 1550원까지 열어둬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4.4원(0.95%) 상승한 1530.1원에 거래를 마쳤다(오후 3시30분 종가 기준). 장중에는 1536.9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각각 2009년 3월 9일(종가기준 1549.0원)과 10일(장중기준 1561.0원) 이후 17년만에 최고치다.
이날 1519.9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초반 1518.9원을 기록하기도 했었다. 장중 변동폭은 18.0원으로 지난해 12월26일(24.8원) 이후 3개월만에 최대 변동폭을 보였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중동 전쟁 불확실성에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4조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가 환율 레벨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환율 경계감이 옅어지며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불확실성이 크다. 이번주 원·달러는 1550원까지 열어둬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중동 불확실성이 외국인 코스피 매도가 많았다. 환율이 괜찮다는 신현송 후보자 언급도 경계심을 낮춘게 아닌가 싶다”며 “장막판엔 상승폭을 줄였는데 개입이 있었던 듯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4조원 가까이 매도했다. 두달동안 60~70조원 가량 순매도했는데 400억달러 규모”라며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고 있다. 원·달러가 상단을 뚫고 올라 저지선을 언급하기엔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당분간 지켜볼 수밖에 없겠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01엔(0.01%) 내린 159.71엔을, 유로·달러는 0.0007달러(0.06%) 오른 1.1466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16위안(0.02%) 하락한 6.9124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24.84포인트(4.26%) 폭락한 5052.46에, 코스닥은 54.66포인트(4.94%) 추락한 1052.39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조8373억6000만원어치를 순매도해 9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미국 이란 전쟁직후인 이달들어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순매수한 날은 불과 3거래일뿐이다. 같은기간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35조8799억3400만원어치에 달했다. 올 들어 현재까지 외국인 코스피 순매도 규모도 56조8344억8300만원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