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유통 800회 넘게 단속해 20건 적발…향후 2주 특별단속기간 운영
석유 최고가격제가 13일 0시부터 본격 시행되자 정부가 정유사와 주유소 현장을 잇달아 찾으며 가격 안정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급등한 기름값을 잡기 위해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처음으로 공급가격 상한제를 꺼내든 데 이어, 시행 첫날부터 불법 유통 단속과 현장 점검, 가격 모니터링까지 동시에 가동하며 제도 안착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범부처 합동점검단 회의와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잇달아 열고 정유사 공급가격 안정과 주유소 판매가격 점검, 불법 유통 차단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정부는 향후 2주를 특별단속기간으로 정해 전국 주유소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도 강화하기로 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13일 석유가격 안정화와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범부처 합동점검단 회의와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잇달아 주재한 뒤 SK에너지 본사와 서울 마포구의 한 주유소를 방문했다.
전날 정부는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처음으로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1차 최고가격은 보통휘발유 리터당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으로 정해졌다. 정유사가 주유소 등에 공급하는 가격 상한을 설정하고, 국제시세는 반영하되 2주 평균을 적용해 급격한 가격 변동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오전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범부처 합동점검단 회의에서는 석유시장 가격담합,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불법 석유류 유통행위 점검 현황과 부처 간 공조 강화 방안이 논의됐다. 회의에는 산업부와 국토부, 공정위, 국세청, 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관리원, 서울시, 경기도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 따르면 점검단은 이달 6일부터 불법 석유 유통 위험군 주유소를 대상으로 800회 이상 집중 단속을 벌여 20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일 산업안보자원실장 주재 점검회의에서 점검 횟수를 월 2000회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김 장관은 “지금의 위기는 누군가의 위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위기인 만큼 공동체 정신에 입각해 함께 고통 분담과 배려가 필요한 시기”라며 “국민 부담 최소화를 위해 범부처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에 맞춰 향후 2주간을 특별단속기간으로 정하고 전국 주유소를 대상으로 불법행위 여부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산업부와 한국석유관리원, 행정안전부, 국세청, 경찰청, 지방자치단체 등이 함께 현장 조사에 나서 적발 시 엄정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열린 석유시장 점검회의에는 정유 4사와 주유소협회, 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관리원, 농협경제지주, 도로공사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11일부터 국내 석유가격이 전일 대비 소폭 하락하고 있으나 국민이 체감하는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최고가격제 효과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정유사와 주유소, 유관기관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에도 뜻을 모았다.
실제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2월 28일 리터당 1692.89원에서 3월 10일 1906.95원까지 올랐고, 12일에도 1898.78원을 기록했다. 경유 역시 같은 기간 1597.86원에서 1931.62원까지 치솟은 뒤 12일 1918.97원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김 장관은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정유사의 공급가격이 안정화되면 그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주유소도 안정적인 판매가격 유지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회의 직후 SK에너지 본사를 찾아 정유업계에 안정적 생산·공급 관리를 요청했다. 이어 서울 마포구 SK엔크린 양지주유소를 방문해 현장 브리핑을 받고 석유제품 가격·품질·유통 검사도 참관했다. 산업부는 해당 주유소가 최근 국제유가 급등 국면에서도 인근 주유소보다 가격 인상 폭이 작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와 함께 매점매석 금지 고시도 병행 시행했다. 정유사와 판매업자가 출하를 미루거나 특정 업체에만 과다 공급하는 행위를 막아 ‘공급 절벽’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유사와 전국 주유소에 대한 가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 상황과 가격 동향에 따라 필요시 추가 조치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알뜰주유소 가격도 철저히 관리해 최고가격제 효과가 신속히 전국 주유소로 확산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정부는 앞으로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범부처 합동점검단 회의를 정례적으로 열고 현장 상황에 기반한 추가 대책을 적시에 마련·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카드 결제 데이터 등을 활용한 전국 주유소 판매가격 실시간 점검과 가격 교란 행위 감시도 강화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