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사법개혁 3법 가운데 하나인 법왜곡죄 신설을 담은 형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이 사법체계를 훼손할 수 있다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개정안은 판사·검사 등이 타인에게 위법·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수사 중인 사건에서 법을 왜곡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민주당은 본회의 상정 직전 일부 조문을 수정했다. 조항의 추상성이 위헌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각 호에 대한 명확성을 추가해 위헌 소지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수정됐다”며 “적용 대상도 형사사건으로 한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원안은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해석해 당사자를 유·불리하게 만든 경우 △증거를 인멸·은닉·위조·변조하거나 이를 알면서 사용한 경우 △증거 없이 범죄사실을 인정하거나 논리·경험칙에 현저히 반해 사실을 인정한 경우 등을 법왜곡 행위로 규정했다. 수정안은 이들 구성요건을 보다 구체화했다는 게 민주당 설명이다.
이번 형법 개정안에는 간첩죄 적용 대상을 기존 ‘적국’에서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민의힘은 법왜곡죄가 재판 독립을 침해하고 정치적 악용 소지가 있는 ‘악법’이라고 반발하며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법안은 필리버스터 개시 24시간이 경과한 26일 오후 범여권의 토론 종결 동의 이후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이어 재판소원제 도입을 담은 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대법관 증원안을 담은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도 순차 처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법개혁 법안의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사법부도 긴급 논의에 들어갔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은 2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임시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사법제도 개편 논의는 법원의 본질적 역할과 국민 권리 구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입법 과정에서 사법부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전국 각급 법원장 등 40여 명이 참석해 사법개혁 3법이 재판 독립과 재판 지연 가능성 등에 미칠 영향을 두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법부는 그간 법왜곡죄의 명확성 문제와 재판소원제가 사실상 ‘4심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대법관 증원보다는 하급심 강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