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의 태극기 VS 환호의 촛불... 서초동 '아수라장'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서초동 일대는 극명한 희비가 갈렸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부의 주문이 생중계를 통해 법원 밖으로 전해진 19일 오후 4시경 차벽을 두고 갈라진 양 진영의 함성은 분노와 환호로 엇갈렸다.
서울중앙지법 인근에 있던 윤 전 대통령 지지자인 70대 여성 A 씨는 선고 직후 눈물을 흘리며 주저앉았다. A 씨는 "지귀연 판사를 믿었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면서 "윤 전 대통령이 너무 불쌍해서 눈물이 나온다"며 오열했다.

대구에서 올라온 40대 여성 B 씨는 "새벽 3시부터 무죄 촉구 집회 현장에 와 있었다"며 "공소기각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함께 있던 40대 다른 여성도 "유혈사태가 일어나지도 않았고 애초에 내란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스크린에 선고 생중계를 틀어두고 재판부가 "국회 활동을 저지하기 위한 군 투입은 국헌문란"이라고 하자 "조용히 해", "웃기지 마"등 소리를 외쳤다.
반면 재판부가 선고 도중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내란죄가 될 수 없다"고 하자 다 같이 함성을 지르며 크게 박수를 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선고 결과가 전해지자마자 충격에 빠진 듯 소리를 질렀다. 붉은 옷을 입고 태극기를 흔들던 신자유연대와 부정선거방지대 등 보수 단체 회원들은 "사법 살인"이라고 외치며 재판부를 맹비난했다.
이날 집회 사회자는 연단에서 "어떤 선고가 나와도 폭동은 안된다"고 강조할 정도로 분위기는 고조됐다.

반면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열린 촛불행동 집회 현장은 축제 분위기로 변했다. 무기징역 선고 소식에 집회 참가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를 껴안기도 했다.
촛불행동 집회에 꾸준히 참가해왔다는 50대 여성 김지영 씨는 "사형이 아니라 무기징역이라서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초범이라는 감형 이유가 터무니없다"며 "내란죄가 어떻게 재범이 있냐"며 판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김은정 씨는 "생업이 정말 바쁜데도 힘을 보태기 위해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선고 직후 흥분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며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으나, 경찰의 중재로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법원과 경찰은 지난해 1월 있었던 서울서부지법 폭력 난동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했다. 법원은 13일부터 동문 한 곳을 제외한 모든 출입로를 폐쇄하고 사전 등록된 차량과 취재진만 출입을 허용했다. 법원 보안관리대원은 소지품을 철저히 검사한 뒤 방문객을 들여보냈다.
서울중앙지법 청사 주변엔 경찰버스 수십 대가 만든 차벽이 세워졌다. 경찰은 2명씩 짝을 이뤄 청사 내부와 주변을 순찰하고, 법원 출입구 주변 건널목에는 바리케이트를 설치해 통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