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시장 '빅뱅'…국내업체 리튬이온부문 선두

입력 2009-09-14 07:21 수정 2009-09-14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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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삼성SDI 선점, SK에너지 도전장…'시장과열 주의' 지적도

세계 각국이 불황을 극복할 대안으로 녹색성장 정책을 들고 나오면서 전기자동차·하이브리드자동차 등에 쓰이는 2차전지를 둘러싸고 기업들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10여년 전 산업기적을 이룬 반도체에 이은 또 하나의 기적을 이끌 핵심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2차전지가 핵심 테마로 빠르게 부상하면서 증권시장에 투자자가 몰리는 등 시장 과열 양상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이 올해 들어 10년 정도 앞서가던 일본 업체들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자동차용 중대형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이미 글로벌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 및 BMW와 각각 배터리를 공급키로 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업체들의 기술 수준과 2차전지 시장의 경쟁 구도를 감안해도 충분히 시장에서 성공할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우선 LG화학은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와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자동차 배터리 공급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리튬이온2차전지 분야에선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첫 양산 전기차 모델이 될 GM의 '시보레 볼트'의 리튬이온 전지단독공급업체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달에는 GM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형 뷰익 전기차 베터리 공급권도 확보했다.

삼성SDI도 독일 보쉬와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업 합작사인 'SB리모티브'를 통해 최근 독일 BMW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단독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SB리모티브는 내년부터 시제품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일부 공급하고, 2013년부터 2020까지 8년간 BMW에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본격 공급할 예정이다.

2차전지에서, 특히 리튬이온2차전지를 기반으로 한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 국내업체들은 일본 소니·파나소닉·산요 등과의 경쟁에서 기술력이나 양산 체제에서 앞서거나 뒤서거니 하고 있다.

특히 LG화학, 삼성SDI 등의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 기술력은 세계시장에서 경재업체들에 절대 뒤쳐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국내업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한 시설투자에도 집중하고 있다. 일본보다는 한발 늦었지만, 대대적 투자를 통해 '2차전지 강국'을 달성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삼성SDI는 지난 10일 울산에서 세계적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쉬와 합작 설립한 SB리모티브의 전기자동차용 2차 전지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2015년까지 총 5000억원이 투자될 공장은 ▲석유와 전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용 전지와 ▲전기 자동차(EV)용 전지를 2011년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LG화학도 지난 6월 충북 오창에서 오는 2013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국내 첫 최첨단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전문 생산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최근 SK에너지가 지난 수년간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온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사업이 유럽의 한 완성차 업체와 공동개발 또는 납품 계약 성사 단계인 것으로 알려져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SK에너지의 자동차용 배터리 계약이 성사될 경우 이 회사는 현대ㆍ기아차에 납품하고 있고 미국 GM의 파트너로 선정된 LG화학, 독일 BMW에 납품하기로 예정된 SB리모티브(삼성SDI와 독일 보쉬 합작사)에 이어 국내에서 세번째로 시장 진입에 성공하게 된다.

SK에너지는 현재 대덕 소재 기술원에서 세계 각 완성차 메이커 차량에 자사 배터리를 탑재해 시운전하고 있다.이 뿐만 아니라 2차전지의 부품소재에도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뛰어들어 국산화를 서두르고 있다.

SK에너지는 2004년 일본 아시히화섬·도넨에 이어 세계 세번째이이자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 전지분리막(LiBS) 개발에 성공하고 국산화 시대를 열었다. LiBS는 리튬이온전지 내부에서 양극과 음극을 차단하면서도 전자의 이동을 돕는 폴리올레핀 계열의 미세 다공성 필름으로 리튬이온 전지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다. SK에너지는 세계 시장의 8%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석유화학도 2차전지 부품소재인 양극활물질을 개발 중이다. 현재 1차적인 자체실험을 끝내고 해외 전지업체에서 테스트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의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2차전지를 둘러싼 경쟁이 국가간 경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이미 첨단 전지 개발 등에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중국은 2차전지의 핵심 원료인 리튬 확보에 나섰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SDI, LG화학과 같은 국내 제조사가 2차전지 분야의 경쟁력이 높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2011년께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과열된 시장 분위기를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국내업체들이 잇따라 전기차의 배터리 공급 계약에 성공했지만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시간 걸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 삼성SDI가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은데다 SK에너지가 조만간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적으로 이어져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빨라야 LG화학이 GM에 공급하기 시작하는 2010년 이후, 삼성SDI는 2011년 이후"라며 "최근 급격한 시장 과열 현상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자동차 회사의 수십종에 달하는 모델 중 이제 1~2종의 모델에 2차전지 배터리를 적용하는 것"이라며 "2차 전지 산업에 긍정적 시너지인 것은 맞지만 바로 어떠한 가시적인 성과나 나올 것으로 기대하기 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산업을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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