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비농업 고용, 전망치 대폭 밑돌아
ISM 제조업 PMI 5개월 연속 위축
2분기 GDP 증가율, 전망 웃돌았지만 수입 급감 따른 왜곡
연방정부 직원 대량 해고 등 리스크 남아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3% 올라 상승 폭이 5월 0.2%에서 확대됐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도 0.3% 상승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2.8% 올랐다. PCE 가격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정할 때 선호하는 지표로 알려졌다. 연준 역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는 이유로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9월 인하 가능성에 대해 아무런 힌트를 남기지 않았다.
연준이 물가 안정과 함께 부여받은 ‘이중 임무’ 중 하나인 ‘완전 고용’에서도 이상 신호가 포착됐다. 미국 노동부가 1일 발표한 7월 비농업 고용은 전월 대비 7만3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인 10만 명 증가를 크게 밑도는 성적이다. 5~6월 고용 증가 수도 총 25만8000명 하향 조정했다. 이에 2분기 고용 증가 폭은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2010년 이후 가장 작았다. 실업률도 종전 4.1%에서 4.2%로 상승했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올루 소놀라 애널리스트는 “방금 노동 시장이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급기야 고용 쇼크를 지켜보던 트럼프 대통령은 통계 조작을 주장하면서 담당자인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통계국장을 해고했다.
제조업 지표도 부진했다.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하는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0을 기록해 5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 놓였다. 통상 50을 밑돌면 경기가 위축된 것으로 본다. 설문 응답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주요인으로 꼽았다. 고용이 부진한 것도 제조업이 부진한 것과 맞물린다. 수전 스펜스 ISM 제조업 조사위원장은 “채용 확대 답변이 1건 있을 때마다 인력 감축 답변은 2건 있었다”고 설명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율 3.0%로 전문가 예상치인 2.3~2.5%를 웃돌았다. 다만 여기에는 수출이 1.8% 감소하는 동안 수입이 30.3% 급감한 데 따른 왜곡이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민간지출 증가율은 1.2%로 2022년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소비가 둔화할 조짐을 보였다.
경제지표들이 잇따라 부진하자 백악관은 진화에 나섰다. 스티븐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MSNBC 인터뷰에서 “고용지표에서 그런 현상(관세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 생각하지만, 그 불확실성은 이제 해소됐다”고 강조했다. 로리 차베스 디레머 노동장관은 “미국인들은 최근 몇 달 동안 낮은 물가와 주식시장 호황, 50만 개 일자리 창출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발적 퇴직 제안을 받아들인 연방정부 직원 수만 명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실직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비영리단체와 주정부, 대학에 대한 연방정부 자금 지원이 삭감되는 등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여러 난관이 기다리는 상황이다. WSJ는 “많은 이코노미스트는 관세가 이제 막 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일자리 증가 폭 축소에도 실업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은 이민 감소 때문이다. 경기둔화는 현실”이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