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데드 핸드’ 거론에 핵잠수함으로 응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핵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핵잠수함 2대를 적절한 지역에 배치할 것을 지시했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전직 러시아 대통령이었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의 도발적인 발언 때문에 핵잠수함 2대를 적절한 지역에 배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이어 “(메드베데프의) 어리석고 도발적인 발언이 단순히 발언에 그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다”라며 “말은 중요하고, 종종 의도치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에는 그런 경우가 아니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종류의 핵잠수함이 정확히 어디에 배치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전날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8일까지 우크라이나와 종전하지 않으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겠다고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또한, 그는 ‘데드 핸드’도 거론했다. 데드 핸드는 소련 시절 구축한 핵무기 자동 보복 시스템으로 적이 지휘부를 타격해 러시아 지도부가 붕괴되면 핵미사일이 미리 설정해놓은 곳으로 자동 발사된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설적인 데드 핸드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핵전쟁을 벌일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박한 셈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핵잠수함 전진 배치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러시아 측의 협박을 받아쳤다. 위협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한 무력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압박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14일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와 50일 안에 휴전하지 않으면 더욱 강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다 28일엔 푸틴 대통령의 행동에 실망했다면서 제재 시한을 12일로 줄였고, 29일엔 “오늘부터 10일 이내에 전쟁을 끝내라”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휴전이나 종전을 위한 노력을 등한시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8일을 기점으로 러시아에 석유를 수입하는 나라들에 징벌적인 수준의 관세를 물리는 제재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