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발행과 관련해 국가의 지원을 의무화한 ‘지역화폐법’이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됐다.
행안위는 이날 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의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지역화폐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에도 과반 의석을 바탕으로 개정안을 표결 처리했다.
지역화폐법 개정안은 국가의 재정 지원을 재량 규정에서 의무 규정으로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정부가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실태조사를 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같은 내용의 지역화폐법은 지난해 민주당 당론으로 채택돼 본회의에서 처리됐지만,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돌아와 지난해 10월 재표결에서 부결돼 폐기됐었다. 이에 민주당은 개정안을 다시 발의해 추진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달 임시국회 회기 내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지역화폐법 강행 처리에 반발했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서범수 의원은 “지금 국가 재정이 많이 어렵고 세수 부족이 예상되는데도 지역사랑상품권 국고 지원을 의무로 못 박았다”며 “협치와 토론이라는 국회 관행을 붕괴시키고 숫자를 앞세워 일방적으로 처리한 부분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수민 의원도 “이번 개정안에서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예산 지원이 의무 조항으로 전환된 것은 국가 경영의 기본 원리에 맞지 않는 내용으로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지역사랑상품권이 ‘전국사랑상품권’으로 변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당은 지역 경제의 어려움을 이유로 지역화폐법 처리를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맞섰다. 모경종 민주당 의원은 “지역화폐법은 지역에 있는 소상공인들을 살리고 지역 골목상권을 살릴 수 있는 내용”이라고 했다. 같은 당 한병도 의원은 “지금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응급 상태”라며 “지금 국가 채무 관련해서는 유일하게 여력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조금 투입해서 소비심리를 살리면 영세 자영업자까지도 혜택이 미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민재 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은 “지금의 경제 상황은 코로나 때 못지않게, 경제 지표로 봤을 때는 그때보다도 더 안 좋기 때문에 지방에만 맡길 수는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과거 행안부가 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한다며 지역화폐법을 반대한 데 대해 “지난번 통과된 법률안과는 달리 이번 개정안은 지자체 재정 부담 능력 등을 고려해 행안부가 조정 반영하는 것이 단서 조항으로 추가됐기 때문에, (재정 지원) 의무화에 따른 부작용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