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10일 사상 초유의 대선후보 교체 작업에 착수하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친한(친한동훈)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김문수 후보, 한덕수 후보, 친윤(친윤석열)은 ‘한팀’처럼 협업해 저를 막는 데 성공하자 후보 자리를 두고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며 “고의로 경선 참여하지 않은 다음 ‘무임승차 새치기’하겠다는 한덕수 후보와 친윤의 행태는 대단히 잘못된 것이고, ‘김덕수’(김문수+한덕수) 운운하며 그런 상황을 저를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용했던 김문수 후보 잘못도 대단히 크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그러나 친윤 지도부가 당비 내는 77만 명 책임당원이 여러 단계로 참여한 경선을 무효화하여 무리하게 김문수 후보를 끌어내리고 당원도 아닌 한덕수 후보로 교체하는 것은 정당 민주주의, 그리고 상식을 버리는 것”이라며 “우리 당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다. 선출되지도 않은 비대위에 누가 그런 권한을 부여했나”라고 비판했다.
친한계 6선 조경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는 명백히 대국민 사기극이며 쿠데타”라면서 “특정세력의 원내 다수의 힘을 바탕으로 한 부력찬탈행위에 전 당원들과 국민들은 크게 분노하고 떨쳐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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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단일화 합의 조정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로 경선을 통해 최종 선출된 후보를 하필 모두 잠든 이 새벽에 기습 취소시키고 3시~4시, 단 1시간 만에 저 어마무시한 양의 서류들을 준비해 국회에서 새 후보로 등록하라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은 누구를 위함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 십억들이여 경선은 무엇 하러 했나. 말장난 서커스였나”라면서 “당을 존중하고자 무던히 노력해왔지만, 이 야밤의 법석은 당의 원칙에 대한 심대한 도전임이 분명해보인다”라고 했다.
한지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선출되지 않은 비대위가 선출된 후보를 무력화하겠다는 게 민주적 절차인가. 이것이 보수정당이 지향하는 법치와 원칙인가”라면서 “우리 당 지도부는 본인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그 과정에서 대의나 명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외 친한계 인사들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당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당과 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을 다 말아 드셨다”며 “친윤님들, 이제 속 시원하시냐”고 직격했다. 류제화 세종시갑 당협위원장은 “누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비대위에 독재할 권한까지 부여했나”라면서 “한밤중의 날치기를 강행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정녕 이길 마음이 있기나 한 건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새벽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동시에 열어 대통령 후보 재선출 절차를 진행했다. 이양수 선관위원장은 당 홈페이지에 당헌 74조 2항 및 대통령 후보자 선출 규정 제29조 등에 따라 김 후보의 선출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곧이어 대통령 후보자 등록 신청 공고를 내 이날 오전 3시부터 4시까지 1시간 동안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는다고 공고했다. 그사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책임당원으로 입당,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선거 후보로 단독 등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