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심문도 진행…“사안 중대해 기각해야” vs “방어권 보장”
유해 물질인 페놀이 함유된 폐수 수백만 톤을 대기 중으로 무단 배출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HD현대오일뱅크 전·현직 임직원들의 2심 첫 공판기일이 열렸다. 피고인 측은 1심에서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음에도 범죄사실로 인정된 부분이 있어 항소심 중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30일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재권 부장판사)는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HD현대오일뱅크 전·현직 임직원들의 2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검찰 측은 법리오인과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 취지를 설명했다. 피고인 측은 법리오인과 양형부당, 사실오인 등으로 항소했다.
피고인 측은 “이 사건 공소사실은 페놀 및 페놀유가 함유된 폐수를 대기 중으로 내보내 수질오염을 했다는 것”이라며 “원심은 (공장 내 가스세정 시설의) 굴뚝에서는 오염물질이 발견됐다고 하지 않았음에도 무죄를 선고하지 않고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로 유죄를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심은 공소장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공소장 변경 없이 직권으로 인정해 피고인들의 방어권을 침해했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이날 구속된 피고인들에 대한 보석심문도 진행했다.
검찰 측은 “피고인들의 지위나 사안의 중대성과 현재까지 사정변경이 없는 점을 고려해 보석청구를 기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고인 측은 “원심이 공소사실과 다른 사실을 범죄사실로 인정했기 때문에 새로운 쟁점이 생겨 피고들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 재판을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사건 피고인들은 2019년 10월~2021년 11월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의 폐수 배출시설에서 나온 페놀 및 페놀류 함유 폐수 33만 톤을 방지시설이 아닌 현대OCI 공장으로 배출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2016년 10월~2021년 11월 폐수 합계 113만 톤 상당을 현대케미칼 공장으로 배출하고 2017년 6월~2022년 10월까지는 폐수 합계 130만 톤 상당을 현대오일뱅크 공장 내 가스 세정시설의 굴뚝을 통해 대기 중으로 증발시켜 배출한 혐의도 받는다.
올해 2월 1심 재판부는 HD현대오일뱅크 전 부회장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전·현직 임원 4명에게 각각 징역 9개월~1년 2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전·현직 임원 2명은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무죄를, 회사 법인은 벌금 5000만 원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