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예능 '최강야구'를 둘러싼 제작자와 방송사 간의 갈등이 결국 법정 싸움으로 비화됐다. 원작 포맷의 소유권과 제작 주도권을 두고 JTBC와 연출자 장시원 PD, 제작사 스튜디오C1(이하 C1)이 서로를 향해 날 선 주장을 펼치며 형사 고소에까지 이르렀다.
JTBC는 29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C1과 장시원 PD를 저작권법 위반, 상표법 위반, 업무상 배임, 전자기록 손괴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28일 형사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특히 JTBC는 장 PD 측이 JTBC가 IP 전권을 보유한 '최강야구' 시즌1~3과 유사한 형식의 프로그램인 '불꽃야구'와 스핀오프 '김성근의 겨울방학'을 무단 제작해 타 OTT에 제공했다고 주장하며, 이는 명백한 저작재산권 침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장시원 PD와 C1은 강하게 반발했다. 장시원 PD는 같은 날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강야구'라는 명칭과 프로그램 아이디어가 저작권 보호 대상이라면, 그 권리는 창작자인 스튜디오C1에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JTBC가 보유한 권리는 영상물 납품을 위한 공동제작계약에 따라 촬영물 사용권을 부여받은 것에 불과하다"며 "해당 계약은 영상물의 판매와 재전송을 위한 저작권 이전이었고, 포맷이나 아이디어 자체에 대한 권리는 C1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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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장시원 PD와 C1 측은 JTBC가 최근 두 달간 다양한 방해 행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경기장 대관 방해, 타 채널에 대한 음성적 압박, 출연진 회유, 편집실 무단 침입, 재물손괴 등이 열거됐으며, 합의된 직관 행사 수익 미지급 및 수익 규모 은폐도 언급됐다. 장 PD는 "이 모든 행위는 팬과 시청자가 콘텐츠를 향유할 권리마저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JTBC 측은 장시원 PD가 기존 '최강야구’의 포맷을 바탕으로 유사 프로그램을 제작해 재산상 이익을 챙기고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업무상 배임 혐의도 함께 주장했다. JTBC 측은 9월 새로운 제작진과 함께 '최강야구' 시즌4를 런칭할 계획이라며,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유사 콘텐츠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번 갈등은 JTBC가 지난달 11일 "C1과의 신뢰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돼 더는 공동 제작이 어렵다"며 기존 제작진 교체를 공식화하면서 표면화됐다. 이에 장 PD는 “제작비 과다청구는 구조적으로 있을 수 없다”며 JTBC의 주장을 정면 반박해 왔다.
결국 갈등은 각자의 출연진과 기획력으로 다른 야구 예능을 제작하는 '두 갈래' 상황으로 번졌고, 그 끝은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다음은 장시원 PD, 스튜디오C1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스튜디오C1 입니다. JTBC의 형사고소에 대한 입장을 전달드립니다.
'최강야구'로 명명된 야구 프로그램에 관한 아이디어가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된다면 그 저작권은 창작자인 스튜디오C1에 있습니다.
JTBC가 가지고 있는 권리라고 하는 것은, 촬영물 납품을 위한 공동제작계약에 정해진 바에 따라 기 촬영된 영상물에 대한 저작권을 OTT 판매, 재전송 등을 목적으로 원시 저작권자인 스튜디오C1으로부터 이전받은 것뿐입니다.
최근 2달간 JTBC가 저지른 위법한 방해 행위는 다양하며, 최윗선부터 실무자까지 직접 가담하였습니다. 경기장 대관 방해, 타 채널에 대한 음성적인 협박, 주요 출연진과 제작진에 대한 회유 시도, 편집실 무단 침입, 재물손괴 등 하나하나 심각한 위법행위입니다. 심지어 합의된 직관행사 수익금을 지급하지 않고 수익 규모조차 은폐하고 있으면서, 적반하장으로 시즌 촬영 기획 시에 합의되었던 인건비에 대해 횡령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채널의 "갑질" 차원을 넘는 것으로 영상 콘텐츠업의 근간을 흔드는 것일 뿐만 아니라, 팬과 시청자가 콘텐츠를 향유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근거 없는 비방과 고소는 저희와의 거래를 염두에 두고 있는 타 채널을 겁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구체적인 고소 사실을 파악하여 법률 검토를 거쳐 의연하게 대응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야구는 JTBC의 것이 아니라 팬들의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스튜디오C1은 팬들을 향한 좋은 콘텐츠 양산을 위해 뚜벅뚜벅 나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