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재고 소진 효과로 판매량 회복
美 관세 불확실성과 캐즘 장기화 속 전략 마련 분주
국내 배터리소재 업계가 고객사의 재고 소진에 따른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점진적인 실적 회복세에 들어서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 등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현지 생산능력 증설, 고부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23억 원을 올리며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이날 밝혔다. 매출은 35% 증가한 6298억 원을 기록했다.
고객사 재고 소진 효과로 양극재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36% 증가하고, 환율과 주요 메탈 가격이 안정세를 찾은 점이 주효했다. 지속적인 재고자산 감축 노력으로 재고자산평가손실 충당금 307억 원이 환입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이날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1분기 이후에도 주요 고객사 가동률 개선과 완성차 업체(OEM)의 신차 출시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돼 판매 실적도 지속적인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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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실적을 발표한 포스코퓨처엠도 1분기 영업이익 172억 원을 기록, 1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서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냈다. 매출도 직전 분기 대비 32.4% 증가한 8454억 원을 올렸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하이니켈 양극재를 중심으로 양극재 출하량이 지난해 4분기 대비 33% 증가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음극재도 비중국산 수요 증가에 힘입어 판매량이 늘며 가동률이 회복됐다.
소재업계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미국의 관세 정책 등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해외 공장 증설과 고부가 제품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에코프로비엠은 내년 1분기 유럽 헝가리 공장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헝가리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 5만4000톤(t) 규모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의 무역협력협정(TCA),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으로 역내 생산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현지 생산능력을 확대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전구체와 무전구체 합성 방법을 동시 개발 중이며, 현재 연 3000t 규모의 파일럿(시범생산) 라인을 하반기까지 5000t 규모로 증설한다. 고객사와의 소통을 통해 양산화 투자도 검토한다.
다만 캐나다 양극재 공장 투자는 속도 조절 중이다. 당초 SK온, 포드와 3자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했으나 포드가 프로젝트에서 철수했다. 방한민 에코프로비엠 전무는 "지난해 프로젝트 파트너사인 포드가 철수하고, 캐즘 영향 때문에 공급 물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속도를 늦춰 왔다"며 "건물 외관 공사가 마무리되면 투자 속도를 조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퓨처엠도 중저가형 시장을 겨냥한 고전압 미드니켈, 리튬망간리치(LMR), 리튬망간인산철(LMFP) 양극재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저팽창 천연흑연 음극재, 고용량 실리콘탄소복합체 음극재 등 고부가 제품 개발에도 힘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