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26일(현지시간) 중동 오만에서 이란의 핵 개발을 둘러싼 3차 고위급 회담을 열고 나서 진전에 조짐을 보였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회담은 경제, 은행, 핵 문제 전문가들이 참여해 4시간 이상 이어졌다. 미국 측에서는 스티븐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 이란 측에서는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이란의 핵 개발에 관한 신뢰 구축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권리 보장 △제재 완화 실현 등에 초점을 맞췄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회담은 긍정적이고 생산적이었다”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지만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회담은 5월 3일 유럽에서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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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협상팀을 이끈 아라그치 장관은 국영 TV에 “이번 회담은 이전보다 훨씬 진지했다”며 “점차 세부적인 기술적 논의에 들어갔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심각한 차이점도 있고 그렇지 않은 차이점도 있다”며 “때로는 의지의 힘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합의에 도달할 수 있기를 희망하지만 아직은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중재자 역할을 한 오만의 바드르 알부사이디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핵심 원칙, 목표, 기술적 우려가 모두 다뤄졌다”며 “5월 3일로 잠정 예정된 차기 고위급 회의에서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 게재된 타임과 인터뷰에서 “폭탄이 투하되는 것보다 협상이 훨씬 낫다”며 “공격 없이도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달 새로운 협상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3차 핵 협상이 진행된 이날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의 반다르 압바스에 있는 상업 항구에서 대규모 폭발과 화재가 발생, 최소 25명이 죽고 800명이 다쳤다. 폭발이 발생한 항구는 석유 무역의 요충지인 홀름스 해협 근처에 있다. AFP통신은 현지 언론의 정보를 인용해 여러 개의 화물 컨테이너가 폭발한 것으로 보이며, 인근 도시에서도 진동이 느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