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업계 최초로 선보인 '전세안심보험'은 사회초년생들이 처음 맞이할 가능성이 큰 전세계약의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하는 취지로 출발했다. 대학이나 직장에 다니기 위해 첫 이사를 결심한 사회초년생 등 전세 사기 우려에 노출된 이들에게 중요한 순간인 계약 단계에서부터 든든한 보호망을 제공하고자 한 것이다.
이상균 카카오페이손보 디지털스쿼드 실장은 최근 이투데이와 만나 "나 역시 첫 전세계약 당시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야 했을 만큼 전·월세 계약은 복잡하고 불안한 일"이라며 "누구나 안심하고 주거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이 상품의 목표"라고 말했다.
전세안심보험은 '빌라왕' 등 전세 사기 사태가 연이어 터지는 상황 속에서 필요성을 느끼고 기획됐다. 이 실장은 "권리보험 자체는 과거부터 존재해왔지만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권리 리스크를 보험으로 해결해보자는 고민을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라며 "보증보험과는 접근 시점도, 보장 범위도 다르다"고 강조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보험은 전세 계약이 체결된 이후 보통 계약 중간 시점까지 가입할 수 있다. 반면 카카오페이손보의 전세안심보험은 계약서 작성 직후 가입 가능하며 계약 시점부터 잔금일까지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중심으로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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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장은 "계약서 위조, 무권대리, 공동명의 오해 등 사기성 계약도 보장 대상에 포함된다"며 "단순히 미반환 보증만을 제공하는 보증보험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증보험과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고 덧붙였다.
그는 "보험금 지급 기준, 리스크 범위, 사고 발생 가능성 등 모든 항목을 세밀히 검토해 보험료를 설계했다"며 "지난해 7월부터 고민을 시작해, 같은 해 10월 본격 개발에 돌입, 올해 2월 정식 출시하게 됐다"고 했다. 은행권이 전세대출을 진행할 때 활용하는 권리보험을 벤치마킹해 모바일 사용자에게 맞는 사용자경험(UX)으로 재해석하는 데 힘썼다.
카카오페이손보가 눈여겨 본 점은 보험의 필요성을 느끼는 순간과 실제 리스크 발생 순간 사이의 '정보 격차'를 해결하는 것이다. 여행자보험처럼 일상화된 보험과 달리 전세는 인생에서 몇 번 없는 큰 결정이기에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복잡한 용어와 절차는 고객을 더욱 주저하게 한다.
이 실장은 "기획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복잡한 보험 내용을 어떻게 쉽게 설명할까 하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의 해법은 표와 인포그래픽을 활용해 보장 내용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서류 제출 시스템을 대폭 간소화하는 것이었다. 필요한 서류만 알림톡으로 안내해주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잘못 제출한 서류만 다시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용자 불편을 줄였다.
카카오페이손보가 이 상품을 선보인 배경에는 '디지털 손해보험사'의 방향성이 있다. 오프라인 채널 중심의 보험이 아닌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접점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전달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페이손보는 출범 이후 해외여행보험에 '무사고 환급' 제도를 도입하는 등 기존의 관행을 벗어난 실험들을 이어왔다.
이번 전세안심보험도 고객이 소외된 시장에서 '필요한 보호'를 제공한다. 통신사 중심의 시장에서 소비자가 주도권을 가지도록 설계한 휴대전화 보험처럼 이번에도 전세 계약에서 소비자가 더 많은 선택권과 정보를 가질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전세안심보험은 △아파트 △다세대 빌라 △연립주택 △주거용 오피스텔 등 전세와 월세 계약의 계약금과 보증금을 보장한다. 보장 금액은 최소 1000만 원부터 최대 10억 원까지다. 전세안심보험의 보험료는 보증금 1억 원 기준으로 14만7700원이다. 이 상품은 보장 금액에 따라 차등 적용되며 보증금 3000만 원 이하의 경우 최소 보험료는 4만1300원이다.
보험에 가입 후 전세 계약이 체결되면 무료로 '우리집 리포트'와 '등기 변동 알림 서비스'도 제공해 지속적인 안전망을 제공한다. 이는 등기부등본, 권리관계 등을 분석해 리스크 여부를 알려주고 HUG 반환보증 가입 가능성까지 안내해주는 서비스다. 단순히 보험에 그치지 않고 계약 전·후를 아우르는 종합 주거 안정 패키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앞으로 상품을 계속 발전시켜 전세 시장의 현실을 반영해 더 실질적인 보장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는 신규 전세계약에만 적용되지만 향후 갱신 계약까지 확대 적용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