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테마에 엮여 급등 종목, CB폭탄으로 터진다

입력 2025-04-2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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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정치 테마주 열풍 속 급등세를 보인 종목의 전환사채(CB)가 잇따라 주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에 전환된 주식이 새로 상장하면서 기존 주주의 부담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18일 상지건설이 120억 원 규모 ‘제20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의 전환청구권이 행사돼 230만 주가 신규 발행된다고 공시했다. 기존 발행주식 총수(398만1814주)의 57.76%에 달하는 물량이다. 전환가액은 5000원으로, 18일 종가(3만8050원) 대비 86.9% 낮다.

상지건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테마주로 인기를 얻어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상지건설은 지난해까지 이곳 사외이사를 지낸 임무영 전 정무기획비서관이 과거 이 후보의 대선 캠프에 합류한 이력이 있어 이 후보 테마주로 묶였다. 다만 임 전 이사는 지난해 3월 임기가 만료돼 현재는 상지건설과 아무 관계가 없다. 지난 7월 한국거래소가 현저한 시황 변동과 관련해 조회공시를 요구했을 때 회사 측은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또 다른 테마주인 형지글로벌은 신규 주식을 상장했다. 앞서 형지글로벌이 발행한 4~6회차 CB가 보통주로 전환돼 상장한 것이다. 보통주 약 200만 주가 신규 상장했는데 이는 발행주식 총수의 약 30%에 달한다. 전환가액은 3172~3925원 범위로, 18일 종가(7710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저출산 정책 테마주로 꼽혀 주가가 급등한 꿈비는 지난 17~18일 연이틀 제1회차 CB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발행한 것으로, 채권자는 이달 전환 청구 기간이 도래하자마자 CB 전환을 결정했다. 다음 달 9일 주식이 신규 발행될 예정인데 대규모 물량이 풀리면서 단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가액은 7944원으로, 18일 종가(1만2210원)보다 34% 낮다. 시장에 풀릴 보통 주식 수는 124만 주로, 발행주식 총수의 10% 규모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관련주로 묶인 아이스크림에듀와 이재명 관련주로 꼽힌 에르코스 역시 이달 CB를 보통주로 바꾼단 내용의 전환청구권 행사 공시를 냈다. CB는 일정 기간 이후 미리 정해진 가격(전환가)으로 발행 기업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CB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래 주가가 전환가보다 높아야 전환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기존 투자자 입장에선 유통주식 수가 급증해 주가가 희석돼 악재로 인식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 가치와 관계없이 유력 후보와의 막역한 관계를 명분으로 주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정치테마주 현상이 5년마다 반복되고 있다”며 “실제 일부 정치 테마주는 최근 연일 상한가를 기록한 뒤 하루 새 20% 이상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극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 급등하는 주식은 관련 물량이 쏟아지면 하락 폭이 더 클 수 있어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정책 기대나 정치 이슈에 따른 테마주 랠리로 인해 실적 우량주조차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며 “수급 왜곡이 길어질수록 시장은 펀더멘털이 아닌 이슈 기반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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