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공판 증인 주장한 ‘대마 교사’는 판단문제 남아
유 씨 재판에서 첫 증인은 3차 공판에서 등장했다. 당시 출석한 패션업체 대표 박모 씨는 유 씨와 17년간 알고 지낸 사이로 유 씨에게 수면제를 대리처방 해줬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유 씨의 누나인 척하면서 수면제를 타다 건네준 것이다.
검찰이 박 씨가 삭제한 문자메시지를 포렌식으로 복원한 결과 “나 홍식이 수면제 좀 받아주러 병원 갔다올게”라는 내용이 확인됐고, 이날 재판에서 박 씨는 “누나가 먹겠거니 생각했다“, “당시 대리처방이 큰 문제가 된다는 걸 인식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4차 공판에서는 문제의 ‘대마 교사’ 혐의와 관계된 유튜버 겸 헤어스타일리스트 김모 씨가 출석했다. 유 씨 등 지인 여러 명과 함께하던 미국여행 도중 유 씨가 “너도 이제 한 번 해볼 때 되지 않았냐”며 대마 흡연을 권했다는 것이다. 거절 의사를 표시했지만 주변에 앉아있던 이에게 “OO에게도 한번 줘라”고 말했다는 등의 내용이다.
당시 김 씨는 자신의 유튜브에 올릴 일상 기록 형식의 영상을 촬영하던 중 유 씨 등 지인의 대마 촬영현장을 촬영하게 됐고, “내가 영상을 찍어버렸기 때문에 그게 잘못이겟구나”, “그들 입장에서도 내가 (대마를) 피운 사람이 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당시를 증언했다.
유 씨가 대마 흡연을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유명 배우라는 그의 사회적 지위 등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도 했다. 김 씨는 “유 씨와 인간관계, 일적인 관계가 다 얽혀있는 상황에서 (대마 권유를 거절할 경우) 나에게 안 좋은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헤어스타일리스트로 몸담고 있는 시장에서도 (공통된 인맥이) 있고, 엄청 잘나가는 패션 브랜드 담당자가 유 씨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당시 법정에 피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앉아있던 유 씨와 대면해야 하는 상황에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했고, 이날 재판은 증인석과 유 씨 사이에 가림막을 친 채 진행했다.
6차 공판서 또 다른 전문의 출석 예정
지난 14일 열린 5차 공판에서는 유 씨의 담당 정신과 전문의 오모 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유 씨가 자신을 처음 찾아온 2021년경 이미 만성적인 우울감과 공황 증상에 시달리고 있었고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도망치고 싶다거나 죽음에 대한 생각들을 얘기했기 때문에 굉장히 우려할 만한 상황이었다”고 증언했다.
오 씨는 “유 씨가 스틸녹스(수면제)를 전에 비해 많이 먹게 되는 것 같아 줄이거나 끊고 싶다고 했다”면서 “다른 유명인은 상담을 길게 하지 않고 약만 얻어가려 하는데 유 씨는 자신의 정서적 불편감을 길게 얘기하는 편이었고 지금까지도 성실하게 진료에 임하고 있다”면서 치료 의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유 씨가 자신에게 치료받던 2021년 다른 병원에서 프로포폴 등을 여러 차례 사용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고, 유 씨도 그 점을 이야기한 적 없다고 말했다.
유 씨에게 프로포폴을 처방한 또 다른 의사는 최근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검찰은 이 형량이 너무 낮다며 지난달 29일 항소했다.
유 씨의 다음 재판은 6월 18일 열릴 예정이다. 이날 공판에서는 유 씨를 진료한 또 다른 의사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초 5차 공판에 출석하기로 돼 있었으나 재판 하루 전 의사 측에서 불출석사유서를 내며 일정이 바뀌었다.
한편 이번 재판에서는 유 씨와 함께 기소된 동거인 최 씨에 대한 혐의도 소명돼야 한다. 최 씨는 유 씨와 함께 대마를 흡연한 혐의, 4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유튜버 김 씨에게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을 바꾸라’는 취지로 문자 협박한 등의 혐의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