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작년 후순위채 발행 '순항'…자본확충 힘쓰기

입력 2024-04-17 16:04 수정 2024-04-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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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액 5.2조 원…전년比 20% 늘어나
한국·현대차·한화 등 NCR 상승 효과
2022년 유동성위기 기저효과도 작용

▲여의도 증권가. (이투데이DB)
▲여의도 증권가. (이투데이DB)

증권사의 후순위채 잔액이 1년 전보다 20% 가까이 늘어나며 자금 조달이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이 건전성 지표를 의식해 자본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선 데다, 유동성 위기 사태로 자금시장이 경색됐던 2022년의 기저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후순위채를 발행한 국내 증권사의 지난해 말 잔액은 5조1980억 원으로 전년 말(4조3398억 원) 대비 19.8% 증가했다. 금액으로보면 8582억 원 늘었다.

증권사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이 9697억 원으로 106.4% 증가해 발행 규모와 증가율 측면에서 모두 1위였다.

현대차증권의 잔액은 2499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92.2%) 늘었다. 하나증권은 8596억 원으로 32.3%, 다올투자증권은 1200억 원으로 26.3% 불어났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2022년에는 후순위채 발행 잔액이 없었지만 지난해 1198억 원어치를 새로 찍었다.

증권사들이 후순위채 발행을 늘린 이유는 자본건전성 지표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가 회사채를 찍을 때는 단기자금을 장기자금으로 돌리거나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다만 후순위채 발행은 자본을 확충해 순자본비율(NCR)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종종 활용된다. 후순위채의 경우 만기가 5년 이상인 경우 100% 자기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후순위채 발행 증가율이 높았던 증권사는 지난해 NCR이 모두 상승했다. 새로 채권을 찍은 한화투자증권의 NCR은 2022년 말 487%에서 지난해 말 605%로 24.2%포인트(p) 뛰었다. 하나증권도 1269%로 20.7%p, 현대차증권도 520%로 15.3%p 급등했다. 다올투자증권은 301%에서 315%로 4.7%p, 한국투자증권은 2038%에서 2106%로 3.3%p 올랐다.

NCR(영업용 순자본/총위험액)은 증권사가 자금 조달과 운용에 있어 얼마나 재무건전성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비슷하다. 증권사는 만기 1년 이내인 고객예수금, 단기차입금 등 유동부채가 많기 때문에 가급적 위험이 낮고 유동성 측면에서 여유가 있어야 만일의 위기에 대비할 수 있다. 따라서 자기자본은 크고 위험가중치가 낮은 자산 중심으로 보수적 영업을 할수록 NCR이 높다.

특히 유상증자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등 다른 자본 확충 수단이 더 어려운 것도 증권사들이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는 후순위채를 찾는 이유다. 유상증자나 RCPS는 주식 수가 늘어나는 데 따른 직접 부담이 작용한다. 후순위채는 발행기관이 파산했을 경우 가장 변제 순위가 가장 낮은 채권으로 대신 일반 채권보다 금리가 높다.

아울러 채권 시장의 유동성 위기가 덮쳤던 2022년의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9월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레고랜드 개발을 맡은 강원중도개발공사의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한국의 채권 발행이 유찰되는 등 시장 경색이 이어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2022년 유동성 위기로 증권채도 유찰되면서 후순위채도 평균 발행량보다 크게 감소했다"며 "이듬해 해당 수요까지 합쳐 후순위채 발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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