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저축은행도 이자도 못받는 '깡통대출' 급증…경고등 켜졌다

입력 2024-04-03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4-04-02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고금리 장기화·경기불황 여파
원금커녕 이자 갚을 여력 없어
시중은행 무수익여신 3조5208억
농협은행 1년새 49.7%나 '쑥'
5대 저축은행 2년새 84% '급증'
PF 부실 여파 건전성 우려 커져

(그래픽=이진영 기자 jy1010@)
(그래픽=이진영 기자 jy1010@)

시중은행은 물론 카드사와 저축은행까지 ‘떼인 돈’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대출을 받은 가계와 기업들이 고금리 장기화와 계속되는 경기 불황에 원금은 커녕 이자조차 갚을 여력이 갈수록 없어지면서 ‘무수익여신’ 크게 늘어난 것이다. 무수익여신이 급증하는 것은 부실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전 징조’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금융당국이 진화에 나섰던 ‘4월 위기설’이 총선이 끝나면 또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농협은행 1년 새 49.7%↑…“기업대출 강화 영향”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작년 말 기준 무수익여신은 총 3조5208억 원으로, 전년(2조7901억 원)보다 26.2%(7307억 원) 늘었다. 무수익여신은 금융기관의 대출금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과 채권재조정, 법정관리 등으로 이자수입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여신을 말한다. 이자는 물론 원금조차 회수할 가능성이 낮은 부실채권으로, 사실상 떼인 돈으로 볼 수 있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의 무수익여신이 2022년 말 5130억 원에서 지난해 말 7682억 원으로 49.7%(2552억 원) 급증했다. 5대 은행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이어 △국민은행(5222억 원→7499억 원) 43.6% △하나은행(6521억 원→8678억 원) 33.1% △우리은행(4701억 원→5289억 원) 12.5% 순이다. 반면 신한은행은 6327억 원에서 6060억 원으로 4.2% 감소한 점이 눈에 띄었다.

5대 은행 무수익여신은 2021년 3조669억 원에서 2022년 2조7901억 원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3조5208억 원으로 다시 늘었다. 이는 지난해 공격적인 기업대출 영업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고금리 장기화, 지속되는 경기침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으로 기업 사정이 악화되면서 기업대출 연체율이 높아진 영향이라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월 말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5%로, 전년 동월 대비 0.16%포인트(p) 올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가계대출 부진으로 인해 기업대출을 강화해 만회하고자 했는데, 시장상황이 악화되면서 한계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게 문제”라며 “결국 얼마나 부실 관리를 해나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5대 저축은행 떼인 돈 2년 새 84.1% 급증…PF 부실 여파

저축은행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5대 저축은행(SBI·웰컴·OK·페퍼·한국투자저축은행)의 작년 말 기준 무수익여신 규모는 2조8886억 원으로, 전년(2조1279억 원)보다 35.7%(7607억 원) 나 늘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무수익여신이 2022년 말 1815억 원에서 지난해 말 4086억 원으로 125.1%(2271억 원) 폭증했다. 같은 기간 △SBI저축은행(3676억 원→7239억 원) 96.9% △페퍼저축은행(2545억 원→4630억 원) 81.9% △웰컴저축은행(3629억 원→3792억 원) 4.5% 순이다. OK저축은행은 9614억 원에서 9139억 원으로 1년 새 4.9%(475억 원) 줄었지만, 무수익여신 규모 면에서는 5대 저축은행 중 가장 컸다.

이들 저축은행들은 2021년 말 1조5690억 원에서 2022년 말 2조1279억 원, 지난해 말 2조8886억 원까지 뛰며 건전성이 악화되는 추세다. 최근 2년 새 84.1%(1조3196억 원) 급증한 상황이다.

문제는 올해도 상황이 지속해서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의 작년 말 기준 대출 연체율은 6.55%로, 2015년 12월(9.2%)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8.02%로 전년 말(2.9%)보다 5.12%p 상승했다.

특히 부동산 PF 부실 여파에 대한 직격타를 맞으며 건전성 우려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금감원은 조만간 저축은행업계의 1분기 말 기준 연체율이 나오는 대로 현장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 총액이 늘어나다 보니 연체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원리금 상환 유예를 계속 시켜줬던 정책이 끝나가면서 이런 모습이 나타나는 것 같다”며 “가계대출에 있어서도 당장은 대환대출 서비스로 금리가 조금 낮아지는 부분은 있지만 더 이상 정부에서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보니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부산‧광주‧대구 ‘휘청’…지역 뿌리산업 덮친 ‘회생‧파산 도미노’
  • 홍콩은 거래 시작인데…美 이더리움 현물 ETF는 5월 승인 ‘먹구름’
  • HLB, 간암 신약 美FDA 허가 초읽기…‘승인 확신’ 이유는?
  • 서울대·세브란스병원·고려대병원 오늘 외래·수술 없다
  • 극장 웃지만 스크린 독과점 어쩌나…'범죄도시4' 흥행의 명암
  • 산은이 '멱살' 잡고 가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D-데이'
  • 소주·맥주 7000원 시대…3900원 '파격' 가격으로 서민 공략 나선 식당들 [이슈크래커]
  • 근로자의 날·어린이날도 연차 쓰고 쉬라는 회사 [데이터클립]
  • 오늘의 상승종목

  • 04.30 14:36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9,522,000
    • +0.84%
    • 이더리움
    • 4,475,000
    • -1.52%
    • 비트코인 캐시
    • 651,000
    • -1.36%
    • 리플
    • 729
    • +1.11%
    • 솔라나
    • 191,400
    • -1.19%
    • 에이다
    • 642
    • -0.77%
    • 이오스
    • 1,137
    • +1.16%
    • 트론
    • 171
    • +0%
    • 스텔라루멘
    • 158
    • -1.25%
    • 비트코인에스브이
    • 91,550
    • -1.19%
    • 체인링크
    • 19,710
    • -1.55%
    • 샌드박스
    • 624
    • -1.1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