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지난 50년보다 향후 50년이 더 찬란"…제 모습 찾은 포항제철소

입력 2023-03-2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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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태풍 피해 이후 완전 정상화
민·관·군 포함 140만명 힘 합쳐 복구 완료

▲스마트 고로인 포항제철소 제 2고로에서 쇳물이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스마트 고로인 포항제철소 제 2고로에서 쇳물이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는 지난 50년보다 앞으로의 50년이 더 찬란할 것입니다. 기적의 135일을 경험한 포스코와 이 경험을 바탕으로 나아가는 포스코는 또 다를 것입니다."

천시열 공정품질담당 부소장은 지난 23일 포항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열린 '포항제철소 소개와 수해 복구 경과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포항역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해 벚꽃이 활짝 핀 동해안로를 따라 30여 분 지났을 때 완전히 제모습을 찾은 포항제철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태풍 힌남노로 최악의 물난리를 겪었던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제철소는 나무들과 꽃들 사이에서 철강이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나 화사함을 선사했다.

공장 안에 첫발을 들이자마자 숨이 막힐 듯한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불과 몇 개월 전 생산설비가 물에 잠기고 설비들이 진흙에 뒤덮여 차갑게 식었던 흔적은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제2고로에서 나오고 있는 쇳물은 흡사 불꽃놀이와 같았고, 그 모습은 웅장함을 넘어 신비로움까지 느끼게 했다.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2제강공장 주변도로 복구전 모습. (사진제공=포스코)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2제강공장 주변도로 복구전 모습. (사진제공=포스코)

2022년 9월 6일, 대한민국 철의 중심인 포항제철소가 태풍 힌남노와 냉천 범람으로 불이 꺼지는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을 직면했다. 누구도 다시 복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포스코는 골든타임을 지켜야 한다는 집념과 간절함으로 135일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민·관·군을 포함한 140만 명이 힘을 합치고, 특히 포스코인들의 스피릿(spirit)을 발휘한 결과 포항제철소의 심장은 다시 뛰고 있었다.

정규점 EIC기술부 상무는 당시 수해 복구 현장을 떠올리며 "하루아침에 고요한 호수, 암흑천지로 변해버린 제철소를 바라보며 사상초유의 공장가동 중단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힘든 복구과정 속에서도 포스코 직원 모두가 회사를 살려야겠다는 일념으로 하나돼 애사심과 주인정신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135일의 기적으로 다시 뛰는 심장…이젠 포스코 스마트팩토리 시대

현장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냉천과 가깝고 태풍 피해가 가장 컸던 곳인 제 2열연공장이었다. 지하에 가장 중요한 전기설비가 있었는데, 지하까지 모두 물에 잠겨 손을 댈 수조차 없었고, 그 피해는 상당했다고 한다. 당시 2주에 걸쳐 공장에 들이찬 토사를 제거했더니 축구장 다섯 개 면적에 높이 8m로 쌓을 만한 양이었다.

제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 연간 생산량 1350만 톤(t) 중 500만 톤이 통과하는 핵심 라인이다. 70% 이상의 제품이 해당 공장을 거치는 것이다. 이 공장은 포항제철소에서도 가장 핵심 라인인 만큼 임직원들은 불굴의 의지로 12월 15일, 수해 피해 약 3개월 만에 정상적으로 재가동하는 데 성공했다.

1400도 이상의 열기를 뿜어내는 2고로로 이동했을 땐 안전모와 보호 안경 사이에서 흐르는 땀을 닦기 바빴다. 2고로는 철이 만들어지는 첫 작업이다. 과거에는 고로에 투입되는 철광석과 석탄 샘플을 직접 채취해 입도(알갱이의 크기)와 수분 등을 분석했다. 그러나 이제는 실시간 고화질 영상으로 분석해 데이터화 했고, 사람이 직접 온도계로 측정해야 했던 고로 온도도 현재는 기계를 활용해 실시간 측정하고 있었다.

최명석 공장장은 "그간 고로는 마치 한의사가 진맥 보듯이 표면의 온도계와 압력계만으로 내부 상황을 예측해야 했지만, 이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있고, AI 용광로로 불릴 만큼 내부 조건을 자동 제어하고 있다"면서 스마트 고로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다시 희망의 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다시 희망의 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는 이번 침수 피해 경험으로 지난 50년보다 앞으로의 50년은 또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포스코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산업 혁명의 스마트 핵심 기술을 적극 도입해 철강 생산 일관 공정에 일대 변혁을 일으키고 있다. 초기에는 단일 공장 수준으로 개발되던 스마트공장이 이제는 생산계획부터 출하까지 전 공정을 관통하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과 스마트공장 등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철강산업을 선도하고 최고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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