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민족’ 우크라 공격한 러시아의 잔혹성 재발견
쇼맨에서 정치가로 성장한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먼저 러시아를 제지하는 국제사회 체제의 완전한 실패다. 해링 연구원은 “외교는 물론 미국의 경고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지 못했다”며 “동유럽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병력 주둔을 강화한 군사적 접근도 소용 없었다”고 지적했다. 지금도 전쟁 범죄를 막지 못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영구적 안전 보장을 위한 노력 또한 전무하다.
두 번째 포인트는 ‘형제 같은’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러시아 군대의 만행이다. 러시아는 슬라브 혈통인 우크라이나인들을 형제의 민족이라고 지칭했지만, 이번 전쟁으로 표출된 러시아군의 폭력성은 이런 주장을 무색하게 했다.
세 번째는 전쟁의 진정한 의미를 전달하지 못한 미국 정부다. 해링 연구원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에너지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 외에 이번 전쟁이 갖는 의미를 대중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모든 것은 결국 여론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서방 국가들의 무기, 재정 지원이 전쟁의 향방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여론 형성이 중요한데 바이든 정부가 이 점에서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네 번째는 ‘쇼맨’에서 ‘정치가’로 성장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임기 초반 실질적인 정책 추진이나 개혁보다 쇼맨십에만 치중했지만, 전쟁 이후 ‘현시대의 처칠’로 바뀌었다고 AC는 평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에 머무르며 전쟁 지도자로서 존재감을 보였다.
다섯 번째는 러시아의 현대 우크라이나에 대한 몰이해다. 러시아는 2014년 유로마이단 혁명 이후 달라진 우크라이나를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 특히 러시아는 지난 8년간 달라진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역량을 과소평가했다고 AC는 지적했다.
마지막 포인트는 우크라이나가 ‘실패한 국가’라는 평가를 뒤집었다는 사실이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6개월째에도 은행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공공 부문 근로자들에게는 급여가 지급되고 있다. 병원과 학교가 운영되고 있으며 정부 부처들은 전국에 구호 물품과 의약품을 전달하고 있다. 전쟁 전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은 무기력하고 부패로 가득 찼다는 이미지였지만, 이번 전쟁은 그런 평가가 잘못된 것임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