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 받은 박찬욱 감독 “2부에서 여성 주체적 이야기로”

입력 2022-05-2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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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상 수상 이후 현지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 받는 박찬욱 감독 (칸영화제 공식홈페이지)
▲감독상 수상 이후 현지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 받는 박찬욱 감독 (칸영화제 공식홈페이지)
28일 ‘헤어질 결심’으로 제75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이 현지 기자들과 주고받은 질의응답 과정에서 '헤어질 결심'을 두고 “여성이 자기 이야기를 주체적으로 끌고 나가는 2부의 시작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으로 한국인 감독으로서는 두 번째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취화선’(2002)으로 같은 상을 최초 수상한 임권택 감독 이후 20년 만의 쾌거다.

박 감독의 본상 수상만 두고 보면 이번이 세 번째로 한국 영화인 중에서 가장 많다. '올드보이'로 제57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박쥐' 로 제6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뒤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에 올랐다.

마르틴 베크 범죄소설, 한국 가요 ‘안개’에서 영감

박 감독은 '헤어질 결심’의 출발점을 묻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두 개의 소스에서 출발했다”며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하나는 마르틴 베크라는 인물이 주인공인, 10권으로 이루어진 스웨덴 범죄소설입니다. 배려심 있고 예의도 갖춘 형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범죄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또 하나는 여러분이 영화에서 여러 번 들으신 ‘안개’라는 옛날 한국 가요인데요. 그걸 사용하는 로맨스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 두 가지가 합쳐지면서 여러분이 본 영화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박 감독이 언급한 문학은 마이 셰발, 페르 발뢰가 집필한 북유럽 대표 범죄소설 '마르티 베크 시리즈'다. 뒤이어 말한 '안개'는 1967년 발표된 정훈희의 곡이다.

1부 끝나고 2부 시작할 때 여성 주체적 서사로
▲23일 '헤어질 결심' 칸영화제 상영 당시의 탕웨이 (CJ ENM)
▲23일 '헤어질 결심' 칸영화제 상영 당시의 탕웨이 (CJ ENM)

박 감독은 ‘헤어질 결심’이 평범하면서도 특별함을 추구한 작품이라고 했다. “사실 소재만 놓고 보면, 혹은 언론에 소개되는 짧은 줄거리 요약만 놓고 보면 ‘100번쯤 본 영화’같지만, 거기에서 좀 더 나아가려고 했던 부분은 1부가 끝나고 2부가 시작할 때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되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1부와 2부의 차이는 주인공 탕웨이가 맡은 캐릭터의 변화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 박 감독은 “팜므파탈인 줄로만 알았던 여성이 더이상 남성 시선의 대상으로 머무르거나 신비화되지 않고, 자기의 이야기를 주체적으로 끌고 나가면서 이야기의 중심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그것이 ‘헤어질 결심’에서 이루고자 한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극장에서 보도록 만든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박 감독은 영화관에서의 관람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전했다.

“(코로나19 이후 맞닥뜨린 현실이) 영화관의 위험이지, 영화의 위험은 아니라고 생각하시는데 제 생각에는 영화관이 곧 영화입니다. 영화관에서 집중력을 가지고 여러 사람과 함께 본다는 체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박찬욱 감독은 영화 외에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촬영한 단편 영화 '일장춘몽'을 지난 2월 공개했고, 영국 TV채널 BBC one에서 방영한 6부작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2018)을 연출하기도 했다.

박 감독 역시 이를 언급하며 “저 자신도 유튜브에서 즐기도록 하는 단편 영화를 발표한 적이 있고, TV드라마 시리즈도 만든 적이 있습니다. 또 앞으로도 만들 것입니다. 각각의 작품에 맞는 플랫폼이 있는 것이죠. 다만 (그렇기에) 극장에서 보도록 만든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감독상 수상으로 칸영화제 공식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박찬욱 감독은 이후 서울로 돌아와 '헤어질 결심' 제작보고회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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