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 코로나 특수로 연매출 4배 뛰었는데…기부금은 '뒷걸음질'

입력 2022-04-22 06:00 수정 2022-04-22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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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작년 매출 1조6939억원으로 외국계 1위 꿰찼지만 기부금은 3억원대로 0.02% 불과
MSDㆍ존슨앤드존슨ㆍ얀센ㆍ노바티스 등도 일제 매출 늘었으나 "나눔엔 인색" 평가 받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국내에 공급하는 글로벌 제약기업들의 매출이 지난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백신과 치료제를 모두 공급하는 한국화이자제약의 경우 매출이 4배 넘게 올랐다. 하지만 주요 글로벌 제약기업 중 일부는 매년 기부금 규모가 감소해 코로나19 특수로 많은 수익을 내고도 나눔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이투데이가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주요 글로벌 제약기업들의 최근 3년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분석 대상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공급하는 한국화이자제약과 한국엠에스디(MSD),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얀센 등이었다. 또 타이레놀을 판매하는 한국존슨앤드존슨과 매출 상위권의 한국노바티스도 분석 대상에 포함했다.

최근 3년간 5개 회사의 매출은 매년 늘었다. 다만 존슨앤드존슨은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2020년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했고, 지난해 다시 50% 이상 증가했다.

매출 상승이 가장 큰 곳은 화이자(11월 결산 법인)다. 전자공시에 게재된 화이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 매출은 62기(2018년 12월 1일~2019년 11월 30일) 3499억 원, 63기(2019년 12월 1일~2020년 11월 30일) 3919억 원이었다. 올해 3월 공개된 64기(2020년 12월 1일~2021년 11월 30일) 감사보고서 상 연간 매출 1조6939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4배, 1년 사이 매출 증가액이 1조3000억 원 가량에 달한다. 이는 국내 백신 공급 후 실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매출과 비교해도 눈에 띈다. 지난해 연결기준 셀트리온은 1조8909억 원, 유한양행은 1조 6878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조5680억 원을 기록해 화이자가 셀트리온에 이은 2위에 자리하면서 단숨에 외국계 제약사 1위 자리까지 꿰찼다.

화이자의 영업이익은 감사보고서 상 62기 28억원 손실에 이어 63기 72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전 61기 약 23억 원 적자를 포함하면 3년 연속 적자였다. 하지만 지난해 화이자는 약 59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아스트라제네카도 2019년 4389억 원에서 2020년 498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후 지난해 6553억 원으로 크게 뛰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업이익도 2019년 185억 원에서 2020년 241억 원, 지난해 259억 원으로 상승했다.

MSD 역시 2019년 매출 4716억 원에서 2020년 4847억 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5420억 원으로 연 매출 5000억 원을 넘었다. 코로나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노바티스의 매출도 3년간 500억 원 가량 늘었다. 노바티스는 2019년 4934억 원, 2020년 5320억 원에 이어 2021년 5442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미국 존슨앤드존슨과 유한양행이 설립한 얀센은 2019년 국내에서 311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후 2020년 3434억 원, 지난해 3938억 원으로 4000억 원 매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에서 타이레놀과 위생용품 등을 판매하는 존슨앤드존슨은 2019년 매출 1591억 원을 기록한 후 2020년 727억 원으로 1년 만에 864억 원이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169억 원으로 442억 원 증가하며 연 매출 1000억 원을 회복했다.

주요 글로벌 제약기업들의 국내 매출은 해마다 증가했고 특히 코로나19 상황에 상승세가 두드러졌지만 기부금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의 경우 최근 3년간 기부금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은 크게 늘었는데 기부금이 오히려 줄고 있어 나눔에 인색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존슨앤존슨 역시 지난해 기부금이 1000만 원에 불과했고, MSD도 최근 3년간 기부금이 줄었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티스는 매년 20~30억 원 상당의 기부금을 집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이자의 기부금 내역을 보면 61기(2017년 12월 1일~2018년 11월 30일) 11억원에서 62기 12억원이었으나, 63기 7억7000만 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기부금은 3억7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약 50% 줄었다. 지난해 기부금은 매출의 0.0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화이자의 64기 집행 광고선전비는 218억 원, 접대비는 4억2000만 원으로 기부금보다 접대비가 더 많았다.

지난해 579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MSD의 기부금은 179만 원이었다. 이는 2019년 약 5억4000만 원, 2020년 2억 원에 비해 대폭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MSD 광고선전비는 139억 원, 접대비는 4700만 원이었다. 2019년과 2020년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MSD의 기부금은 2억 원 가량이었지만 오히려 영업흑자였던 지난해 기부금은 대폭 삭감됐다.

존슨앤드존슨의 경우 기부금 지출액이 2019년 100만 원, 2020년 2000만 원, 지난해 1000만 원이었다. 존슨앤드존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31억 원, 광고선전비고 약 84억 원이었다. 기부금으로 2019년 약 14억 원을 지출했던 얀센은 2020년 기부금이 5억2000만 원으로 줄었으나 지난해 12억 원으로 다시 상승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티스는 매년 20억 원 이상을 기부금으로 집행해 국내 진출 글로벌 제약기업 중 3년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노바티스의 기부금은 2019년 30억 원, 2020년 31억 원, 지난해 28억 원으로 최근 3년 동안 90억 원 가량에 달한다. 아스트라제네카도 2019년 22억 원, 2020년 27억 원, 201년 25억 원을 집행해 3년간 기부금액은 약 74억 원이다. 화이자의 최근 3년 기부금 약 24억 원과 비교하면, 노바티스가 약 3.7배, 아스트라제네카가 약 3.1배 더 많았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임상연구를 포함해 R&D로 국내에서 꾸준한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안다. 그럼에도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에 인색한 것도 사실”이라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한 제약기업이라면 당연히 나눔에 보다 적극적이어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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