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진 '환율 불안' 무엇이 문제인가?

입력 2009-02-18 11:29 수정 2009-02-18 13:3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서유럽 금융권 부실 확대로 디레버리지 압력 상승 ...빠른 시일내 안정 힘들 듯

최근 원ㆍ달러 환율 급등은 표면적으로는 동유럽 위기설과 그에 따른 동유럽 환율 불안으로 부터 시작됐고 이러한 배후에는 서유럽 금융권의 부실 확대로 인한 디레버리지 압력이 커졌다는 원인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무엇보다 서유럽 금융권의 CDS 스프레드 상승과 동유럽 통화 약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동유럽 국가들이나 한국은 모두 해외 단기 차입이 많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금융위기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때 지속적으로 환율 상승 리스크가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의 경우, 연말 연초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환율에 그나마 우호적으로 작용했으나 이 부분이 최근 반대로 전환된 데다 우리은행의 외화후순위채 콜옵션 포기의 파장까지 더해지면서 원화값 하락을 부추겼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근본적으로 원화가 빠른 시일내에 안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고 당장 동유럽권 국가의 디폴트 위기가 문제라는 점에서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유럽 중앙은행의 긴급 조치가 필요한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일단 정책 개입이 현재 필요한 시점이라며 환율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고 유럽 중앙은행의 유동성 지원이 소극적이거나 지연된다면 환율이 전고점을 상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 동유럽 위기에서 야기되는 신흥국 환율 불안

최근 한국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 약세의 발단은 표면상 동유럽 위기 재부각됐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동유럽 통화의 상당수가 이미 지난해 12월 전후의 전고점을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 2주 동안 상승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같은 동유럽 위기설은 전반적인 신흥국 통화의 약세로 확산되고 있지만 통화 약세 강도 면에서 동유럽 통화를 따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한국 원화의 경우 동유럽 통화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원화가 상대적으로 빠른 약세를 보이는 것은 그동안 많이 경험했던 현상 중 하나라며 이는 유동성이 좋다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 주식 순매도 전환이 이러한 시각을 일정 부분 반영하고 있다.

또한, 우리은행의 외화 후순위채 콜옵션 포기로 국내 은행의 외화 유동성 우려 및 국내 은행권의 외화 조달 능력이 의심받게 되면서 야기된 시장 불안도 환율 불안의 중요한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 유럽 금융권의 부실 확대가 동유럽 디폴트 야기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이슈리포트를 통해 동유럽 위기를 서유럽 금융권의 부실 확대로부터 그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진단 내렸다.

요지는 서유럽 금융권 부실이 디레버리지 압력을 높이면서 그동안 해외차입에 있어 서유럽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동유럽 국가들의 어려움이 커진 결과라는 것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럽권 주요 금융회사의 CDS 스프레드는 상당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동유럽의 외화단기차입이 지난해 1, 2분기에 정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할 경우 정책적 고려가 개입되지 않는다면 외화 유동성 관련 리스크가 올 상반기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따라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적극적으로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듯이 유로존에서도 유럽중앙은행(ECB)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현 상황"이라며 "그동안 위기 대응을 감안할 경우, 동유럽 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서유럽에서의 정책적 대응이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시 말해, 동유럽으로부터 유동성 회수를 제한하고자 서유럽 금융권에 대한 대출 자금 지원이나 지급 보증, 혹은 그에 준하는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동유럽 위기설에 유독 원화 약할까?

동유럽 위기설이 다른 통화보다 한국 원화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보다 한국도 동유럽과 마찬가지로 단기 외화차입 의존도가 높았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에 차입금이 대규모(460억달러)로 상환됐지만 여전히 차입 상환 관련 불안정 요인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라는 판단이 우세하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날 전반적인 대내외 상황을 고려했을때 환율이 쉽게 하향 안정화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현재 각국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공격적인 금리 인하로 현 상황을 타개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실제 정책 효과가 경제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나대투증권은 단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의 1500원선 돌파까지도 염두해 둬야 한다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향후 경기침체가 깊어질 수 있고 오는 3, 4월 외국인 주식 배당 역송금 수요 및 조선사 수주 취소 가능성 등 여전히 악재가 산재해 있는 상황에서 환율의 레벨이 가파르게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한편 외환당국도 향후 더 상황이 악화될 때를 대비해 현재 수준에서 공격적으로 시장 방어를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되기 때문에 대외발 악재로 환율은 당분간 상승 압력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원화값 하락에도 위안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미국과의 통화스왑 라인이 마련돼 있다는 점이다.

작년 12월 이후 지금까지 160억 달러를 소진했고 현재 140억 달러 정도가 남아 있어 향후 '이 카드'가 갖는 힘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국내외에서의 유동성 지원 대책과 병행될 경우 디레버리지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을 완화시킬 데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7월부터 햇살론ㆍ사잇돌대출 등 서민금융도 실시간 온라인 상담 된다
  • 김우빈·신민아, '쇼핑 데이트' 포착…10년째 다정한 모습
  • 단독 R&D 가장한 ‘탈세’…간판만 ‘기업부설연구소’ 560곳 퇴출 [기업부설硏, 탈세 판도라]
  • 푸바오 신랑감 후보…옆집오빠 허허 vs 거지왕자 위안멍 [해시태그]
  • "가족이라 참았지만"…장윤정→박세리, 부모에 눈물 흘린 자식들 [이슈크래커]
  • 한남동서 유모차 끌고 산책 중…'아빠' 송중기 근황 포착
  • [종합]가스공사 등 13개 기관 낙제점…'최하' 고용정보원장 해임건의[공공기관 경영평가]
  • 여름 휴가 항공권, 언제 가장 저렴할까 [데이터클립]
  • 오늘의 상승종목

  • 06.1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1,574,000
    • -0.41%
    • 이더리움
    • 5,027,000
    • +2.34%
    • 비트코인 캐시
    • 548,500
    • +0%
    • 리플
    • 697
    • +0.72%
    • 솔라나
    • 191,300
    • -1.29%
    • 에이다
    • 543
    • +0.74%
    • 이오스
    • 806
    • +2.94%
    • 트론
    • 164
    • +1.23%
    • 스텔라루멘
    • 131
    • +0.77%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150
    • +1.47%
    • 체인링크
    • 20,280
    • +3.47%
    • 샌드박스
    • 459
    • +4.3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