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못 믿는 글로벌 중앙은행들, 금 보유량, 31년 만에 최대

입력 2021-12-2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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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기준 금 보유량 3만6000톤, 10년 만에 15% 증가
신흥국·동유럽, 공격적인 금 매입
전 세계 외환보유고 달러 비중 60% 미만, 25년래 최저
글로벌 금융위기·코로나 사태 등 따른 달러 공급 과잉 원인

▲미국 조폐국 금고에 2014년 7월 22일 금괴가 쌓여있다. 뉴욕/AP뉴시스
▲미국 조폐국 금고에 2014년 7월 22일 금괴가 쌓여있다. 뉴욕/AP뉴시스
글로벌 중앙은행과 공공기관들이 외화준비자산으로 금 보유량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달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금 보유량은 3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세계금협회(WGC) 조사를 인용해 9월 기준 이들 기관의 금 보유량이 총 3만6000톤으로 10년 만에 15%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1990년 이후 31년 만의 최대 수준으로, 같은 기간 중앙은행들이 추가한 금은 4500톤이 넘는다.

반면 달러 존재감은 약해지고 있다. 전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은 현재 60% 미만으로 2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달러 가치는 1971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 당시 금태환제를 폐지하고 나서 약 50년 만에 50분의 1로 떨어졌다. 미국 통화공급량이 50년간 약 30배 급증한 결과다.

시장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금 대신 달러화 자산을 쌓아 두는 경향이 두드러졌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달러채 자금이 빠져나가 가치가 떨어지면서 달러 인기는 줄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해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미국이 대량의 달러를 시장에 풀자 통화공급량이 급격하게 늘어 달러 가치의 추가 하락을 부추겼다.

금융·귀금속 전문 애널리스트인 가메이 코이치로는 “달러 표시 자산을 장기 보유하는 이점은 희미해졌다”며 “신용이 약한 신흥국 중앙은행은 금을 통한 자산 보전을 도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과거에는 미국과 정치적으로 대립했던 러시아 등 일부 국가들이 달러 의존을 벗어나고자 금을 매입했지만, 현재는 자국 통화가치 하락 사태에 휩쓸리기 쉬운 신흥국이나 경제 규모가 크지 않은 동유럽 중앙은행들의 매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봄 금 보유량을 기존의 3배인 90톤 이상으로 늘린 헝가리 중앙은행은 “금에는 신용 리스크나 거래 상대의 파산 리스크가 없다”고 설명했고, 2019년 100톤의 금을 사들인 폴란드 중앙은행 역시 “금은 어느 나라 경제에도 직접 연결되지 않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을 견뎌낸다”며 매수 이유를 밝혔다.

이 밖에 올해 들어 9월까지 태국이 약 90톤, 인도와 브라질이 각각 70톤과 60톤의 금을 사들였고 자국 통화가치가 연일 하락세인 카자흐스탄 역시 최근 금을 대량으로 사들인 것으로 전해지는 등 세계 곳곳에서 금을 사들이는 추세다.

무엇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긴축정책을 펼치며 금리 정상화로 움직이고 있음에도 달러에서 금으로의 흐름은 계속되고 있어, 달러에 대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의구심이 여전히 큰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연준이 양적완화 정책 종료를 명확히 하고 내년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예고했지만,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달러보다 금’이라는 자세를 바꿀 것 같지 않다”며 “글로벌 경제가 완화정책에 익숙해진 만큼 이미 불어난 통화는 축소되기 어렵고,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을 제어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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