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비호감’후보 이재명·윤석열의 딜레마

입력 2021-11-16 20:29 수정 2021-11-1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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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창 오프라인뉴스룸 에디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공통점이 많다. 무엇보다 국민 호감도가 높지 않다. 비호감도가 두 배 가까이 된다. 갤럽의 지난달 22일 조사서 비호감도 1위는 62%의 윤 후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60%였다. 두 사람 모두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다. 이 후보는 대장동 비리의혹, 윤 후보는 고발사주 의혹으로 수사를 받을 처지다. 정치 경험이 없는 0선의 여의도 정치 초짜라는 점도 닮은꼴이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을 거쳐 경기지사를 지냈다. 윤 후보는 우여곡절 끝에 검찰총장에 오른 평생 검사다. 정치 경륜이 없다 보니 잦은 말 실수에 당 장악력이 떨어진다. MZ세대와의 소통에 취약성을 보이는 등 중도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점까지 동병상련이다. 역대 대선에서 이렇게 약점투성이 후보들을 찾아보긴 쉽지 않다.

두 사람이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그중에서도 중도층 공략은 당면 과제다. 두 후보 모두 대선 향배를 가를 25% 정도의 중도층 지지율이 낮다. 각각 진보와 보수진영에 갇힌 두 후보로선 절박하다. 이 후보는 진보 지지층에 기댄 후보다. 윤 후보도 다르지 않다. 보수층의 압도적 지지가 없었다면 ‘무야홍’의 벽을 넘을 수 없었다. 중도층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의 구도는 일단 야당에 유리하다. 정권교체 여론이 57%(5일 갤럽조사)까지 올랐다. 정권 재창출론은 33%다. 현 집권세력에 대한 여론이 싸늘하다. 사실상 민주당 지지층만이 이 후보를 밀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윤 후보가 확실한 우위를 점한 것도 아니다. 두 후보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한다. 이 후보에겐 극적인 반전이 필요하다. 윤 후보는 유리한 구도를 표로 엮어내야 하는 시험대에 섰다.

이 후보가 더 절박하다. 야당의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에서 윤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 이럴 때 여당 후보가 자주 써먹던 돌파카드는 현 정권과의 차별화다. 역대 대선서 대다수 여당 후보는 대통령과의 협력보다는 대립을 택했다. 현재 권력과의 차별화로 야당 바람에 맞섰다. 이 후보에겐 이런 선택지가 없다는 게 고민이다. 차별화는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로 국민 신뢰를 잃었을 때 유용한 카드다. 문 대통령은 사정이 다르다. 당장 지지율이 이 후보 지지율보다 높다. 35%가 넘는 5년차 지지율은 문 대통령이 유일하다. 심각한 레임덕에 빠졌다는 정황도 없다. 게다가 당 장악력도 높다.

캠프 일각서 지지율 반등을 위한 차별화 얘기가 나오지만 여의치 않다. 득 될 게 없다. 당내 분란만 야기할 것이다. 친문 의원 70여 명이 포진하고 있다. 이 후보가 택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은 제한적 차별화다. 현 정부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등 일부 실패한 정책에서 제한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최근 부동산 정책과 청년 실업,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해 정부 책임론을 거론하는 것은 이런 맥락이다. 이 정도로는 현 정부에 등 돌린 증도층을 흡수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재정카드는 이런 고민의 산물이다. 여당 후보의 합법적인 돈 선거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여당 후보가 불리할 때 애용해온 방식이다. 야당의 반대에도 내년 1월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밀어붙이는 이유다.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기본금융 등 기본 시리즈도 이의 연장선상이다. “청년을 위해서라면 포퓰리즘도 기꺼이 하겠다”는 이 후보다.

윤 후보도 고민에 빠졌다.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이 깜짝 반등했지만 압도적인 정권교체 여론엔 미치지 못한다. 여론과 윤 후보를 바라보는 민심 사이의 괴리가 크다. ‘검사스러움’에 잇단 말 실수는 준비 안 된 후보라는 불안감을 키웠다. 당내 경선에서 홍준표 후보에게 민심에서 10% 이상 밀린 이유다. 젊은층의 탈당 행렬이 이어졌다. 중도층 상당수는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정권교체를 희망하지만 윤 후보는…”이라는 중도층의 고민을 풀어주지 못하면 선거 승리는 어렵다. 이를 해소하고 중도를 끌어안기엔 보수 색채가 너무 강하다. 대안도 마땅치 않다. 반문 정서 그 이상의 정치력과 비전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게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정권과 각을 세우는 검사 윤석열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침과 저녁이 다른 게 민심이다. 청년 중도층과 교감하며 이들을 끌어안지 못하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후보보다 더 큰 고민은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최선과 차선을 고르는 것도 모자라 최악을 피하는 차악의 게임이다. 약점이 많고 호감이 안 가는 후보들을 놓고 선택을 강요받는 국민은 피해자다. 게다가 비교할 마땅한 정책과 비전도 없다. 상대후보 흠집내기와 수십조 퍼주기 공약만이 난무한다. 국민은 답답하다. 그래도 투표는 하자. 어차피 최악을 피하는 선거니까. leej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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