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던 호텔들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행으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호텔들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9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리오프닝 수요가 늘면서 특급호텔들이 홈쇼핑을 통해 객실 판매에 나서고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는 등 달라진 분위기가 확연하다.
롯데관광개발은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에서 운영중인 그랜드 하얏트 제주 객실을 최근 연달아 홈쇼핑에서 판매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현대홈쇼핑 방송에서 8585실 판매를 기록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2월 첫 방송 이후 CJ온스타일,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8차례 홈쇼핑 판매에서 총 6만2800실의 판매고를 올린바 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단체 문의도 급증하는 등 객실은 물론 식음과 카지노까지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다음 주 카카오메이커스를 통한 객실 판매에 이어 CJ온스타일에서 홈쇼핑 판매를 이어갈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부산 웨스틴조선호텔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도 연말 여행객들을 노려 TV홈쇼핑을 통해 숙박상품을 판매했고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와 신세계조선호텔 등 특급호텔들도 홈쇼핑이나 이커머스와 손잡고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호텔은 코로나19 이전에는 국제행사나 대규모 기업 콘퍼런스에 연회장을 대관하면서 수익을 올렸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이같은 행사가 거의 사라졌고 외국인 수요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대신 내국인들도 해외 여행을 할 수 없게 되면서 호캉스 수요가 크게 늘어난 점이 이같은 마케팅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의 경우 수수료가 높아 수익을 많이 낼 수 없는 구조지만 호텔 홍보 효과가 높고 집객 효과가 워낙 좋다 보니 고비용임에도 홈쇼핑을 통한 마케팅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최근 MZ세대들이 관심이 많은 예술품을 통한 재테크, 일명 아트테크를 접목한 상품이나 문화활동과 연계한 상품도 눈에 띈다.
서울신라호텔은 ‘아트테크’와 접목한 패키지 ‘폴 인 아트(Fall in Art)’를 선보인다. 미술품 공동 거래 플랫폼인 아트앤가이드와 손잡고 선보이는 이 패키지는 호캉스와 함께 거장의 작품을 감상 및 소유할 수 있는 기회가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이 상품의 첫 선정작은 박서보 화백의 ‘묘법’으로, 모든 ‘폴 인 아트’ 패키지 이용객은 ‘묘법 No. 071218’ 또는 ‘묘법 No.111020’에 대한 공동소유권(5만 원)을 제공 받아 세계적인 명성의 작품 일부를 소유할 수 있게 된다. 박서보 화백 작품은 평균 75%의 높은 낙찰률을 기록하는 등 한국을 넘어 글로벌 미술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어 ‘아트테크’의 입문자도 비교적 안전하게 미술품 투자를 경험해볼 수 있다.
태교여행을 원하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었던 예비 부모와 최근 인기가 높아지는 캠핑족을 위한 상품도 출시됐다. 롯데호텔 제주는 룸 캠핑 패키지 ‘코지 캠핑(COZY CAMPING)’과 예비 부모를 위한 프리미엄 태교 패키지 ‘리슨 투 마더스 스토리X루즈(Listen to Mother’s Story X REUGE)’를 내놨다.
‘코지 캠핑’ 패키지는 텐트와 우드 롤테이블, 캠핑 의자, 랜턴 등이 설치된 프리미어 더블룸 1박, 더 캔버스 조식 2인, 미니바 1회 등의 혜택으로 구성됐다. 연박 시에는 전복, 랍스터, 채끝 등심, 양갈비 등을 맛볼 수 있는 인룸 BBQ 2인 세트도 제공된다.
‘리슨 투 마더스 스토리x루즈’ 패키지는 스위트 디럭스 마운틴 패밀리 트윈룸 1박, 건강식 인룸 조식 2인, 클라란스 예비맘 크림&오일 세트 1개, 젤리캣 애착 인형(라지 사이즈) 1개 등과 태교를 위한 특화 상품이다. 세계 최고의 오르골로 꼽히는 루즈를 객실에 비치해 아름다운 소리와 진동으로 심신을 치유하는 오르골 테라피를 체험 할 수 있고 롯데호텔 제주 '브이 스파'의 태교 마사지 60분 1인 1회(26만 원 상당) 혜택도 제공된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특급호텔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연회와 외국인 고객 투숙이 어렵게 되자 자존심을 일부 내려놓고 내국인에게 다가가는 것"이라며 ”실적 회복까지는 아직 더 많은 시간이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이같은 마케팅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