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이통사 멤버십 개편, 소비자 불신 되돌릴까

입력 2021-08-04 18:30 수정 2021-08-17 08:30

“중간에 한 번 잠깐 다른 통신사 쓰고 20여 년을 SKT만 썼는데 배신감 드네. 기기 구매 때도 다른 통신사로 이동 없이 비싸게 샀는데, 장기 고객이 호구가 돼 버렸네.” “포인트를 사용하도록 소비를 유도하는 상술에 불과하다.” “할인과 적립이 동시에 되면 안되나.”

SK텔레콤(SKT)이 멤버십 제도를 기존의 ‘할인형’에서 ‘적립형’으로 추진한다고 밝혀 소비자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일부 소비자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일이라며 당장 정부나 관련 부처가 나서서 개편을 중단시켜달라고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발단은 6월 말 SKT가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시작됐다. 1997년 7월 이통사 최초로 멤버십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해온 SKT는 8월 중 새로운 멤버십 제도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핵심은 ‘적립’이었다. 기존의 적립 포인트들이 0.1~5% 수준의 낮은 적립률로 해당 업체에서만 적립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것과 달리 개편되는 멤버십 포인트 제도는 적립률이 이용 금액의 5~30% 수준으로 역대급 적립률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또 90여 개 제휴사에서 자유롭게 포인트를 적립하고 원하는 곳에서 제한 없이 몰아서 사용할 수 있다고도 했다.

소비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고객들이 적립금을 사용하려면 먼저 소비를 해야 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기존처럼 쓸 곳이 얼마 안 되는 제휴사에서 바로 할인을 더 받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소비자들은 또 ‘역대급’ 적립률이라고 한 SKT 설명도 믿지 않는다. 당장 SKT가 자료에서 내세운 5~30%의 적립률은 멤버십 등급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기존 할인형 멤버십에서도 적용되던 할인율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

또 기존 멤버십에서도 연초 받은 포인트를 다 쓰지 못하고 연말 혜택이 종료되는 일들이 허다했는데, 적립형으로 변경됐을 경우 소비자가 잊어 소멸할 포인트는 더 커지지 않겠냐고 의심한다. 실제 과거 사례이기는 하나 2017년 멤버십 이용자의 상당수는 이통사로부터 받은 포인트 중 60%가량을 사용하지 못해 소멸했다는 설문 결과도 있다. 이와 유사하게 연간 소멸하는 신용카드 포인트가 연간 1000억 원이 넘는다는 사실이 작년 국감에서 알려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SKT가 적립형 멤버십으로 변경하려는 진짜 속내는 앞서 있었던 수차례의 멤버십 서비스 재편처럼 소비자 ‘후생’을 앞세운 이통사의 ‘비용 절감’에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통사가 멤버십 마케팅 비용 증가로 골머리를 앓아 서비스 제도 개편에 나섰다는 보도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소비자 반발이 갈수록 커지자 SKT는 결국 멤버십 개편 발표 한 달여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전환 과정에서 보인 고객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할인형은 유지하고, 소비자가 원하면 직접 선택형 멤버십을 고르는 방향으로 개편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과거처럼 조용하게 개편을 진행한 것과 달리 소비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정책을 바꾼 것은 환영할 만하다.

멤버십 개편의 공은 SKT로 넘어갔다. 관련 업계와 소비자의 이목은 SKT가 선보일 멤버십 프로그램의 혜택이 무엇일지에 쏠린다. SKT가 내놓을 개편안이 그간 누적된 소비자 불신을 되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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