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거품은 다르다”...버블 붕괴 해도 경제 타격 없는 이유

입력 2021-02-1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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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미국 5위 테슬라...경제 차지하는 비중 적어

▲전기차 관련주 주가 상승률 추이. 위에서부터 니오, 테슬라, 샤오펑, 루미나테크놀로지, 로드스톤모터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전기차 관련주 주가 상승률 추이. 위에서부터 니오, 테슬라, 샤오펑, 루미나테크놀로지, 로드스톤모터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거품이라고 다 같은 거품이 아니다”

최근 미국 증시 과열을 두고 거품 붕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은 과거 버블 붕괴와 다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날아올랐다. 특히 전기차, 청정에너지, 대마초 관련 주가가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주요 증시 지수가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자 증시 과열 경고음이 켜졌다. 버블 붕괴가 경제 파탄을 초래한 과거 역사가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과거 거품 붕괴는 막대한 경제 충격으로 이어졌다. 일본은 1980년대 주식과 부동산 시장 전반에 나타났던 거품이 붕괴되면서 아직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전날 닛케이225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568.08포인트 상승한 3만84.15에 거래를 마감, 1990년 8월 2일 이후 30년 6개월 만에 3만 선을 넘어섰다. 혹독한 ‘잃어버린 30년’이었던 셈이다.

2000년 초반 닷컴 버블도 붕괴와 함께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주며 코스닥 20년 침체를 불렀다. 21세기 최악의 경제위기로 불렸던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전 세계 경제가 도미노처럼 무너지기도 했다.

주식 시장 붕괴의 참혹한 결과는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투자자들과 과잉 투자하는 기업들에서 비롯된다. 거품이 붕괴되면 투자자들은 파산하거나 지출을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맨다. 투자자들의 수익 요구와 함께 기업들은 투자 감소, 인력 해고 등 비용 줄이기에 나선다.

그러나 과거 거품 붕괴와 이번은 양상이 다르다고 WSJ는 지적했다.

주식 시장 과열의 중심에 서 있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시가총액 기준 미국에서 다섯 번째 규모지만 실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

테슬라 자금이 증시를 통해 조달됐기 때문에 경영에 어려움이 발생해도 은행 줄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낮다.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겠지만 나라 경제 부문 붕괴로 이어질 이유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과거 사례로 WSJ는 1890년대 영국 자전거 산업 거품 붕괴를 들었다.

당시 자전거는 현대판 전기차였다. 타이어와 장비 혁신에 따른 편리성과 친환경 운송수단으로 각광받았다. 투자자들이 몰려 들었고 관련 산업 주가가 일제히 뛰었다. 영국의 낮은 국채 수익률도 자전거 산업 주가를 띄우는 데 일조했다.

671개 신규 자전거 회사들이 1896년 한 해에만 2700만 파운드(약 413억6000만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1.6%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지난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s)가 기업공개(IPO)로 조달한 자금은 미국 GDP의 0.4%였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조달한 자금을 연율로 계산하면 GDP의 1.3% 정도다.

1896년 등장한 자전거 기업들 가운데 절반이 몇 년 만에 사라졌다. 거품이 터지면서 자전거 관련 주가는 18개월 만에 최고점에서 71% 폭락했다.

그러나 당시 주식 붕괴로 지역 경제는 다소 타격을 입었지만 영국 전체 경제가 받은 영향은 적었다고 WSJ는 설명했다.

현재 증시 과열이 시장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게 아니라는 점도 이번 거품이 과거와 다른 점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주가 상승을 거품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낮은 국채 금리로 주식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데다가 기업들이 빚을 내거나 자금 조달을 위해 신주를 발행한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만약 애플 주가가 반토막이 난다고 해도 사업 토대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다.

영국 퀸스 대학교 벨파스트의 윌리엄 퀸 경제학자는 “주식시장 역사는 시장 붕괴로 엄청난 피해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면서 “은행들이 제공한 거품이 진짜 파괴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주의는 필요하다. 과거와 달리 중앙은행이 나서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닷컴 버블 후 6개월 만에 금리를 6.5%에서 1.75%로 낮췄고 추후 1%까지 끌어내렸다. 지금은 이미 바닥인 상태다.

결국 심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주식 하락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지만 공포 심리가 기업과 개인의 소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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