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나스닥 폭락, 터질 게 터졌다…덜 오른 국내 증시 여파 약할 것”

입력 2020-09-09 16:09 수정 2020-09-0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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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가지수 업종별 등락률 (_자료_한국투자증권)
▲세계 주가지수 업종별 등락률 (_자료_한국투자증권)
질주하던 전세계 증시에 ‘ 패닉(공포)’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지난 3일 미국에서 시작된 기술주 주가 폭락 사태는 유럽증시를 강타했고, 지구 한 바퀴를 돌고 돌더니 9일 다시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증시에 파급되는 두려워할 만한 위력을 발휘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6.10포인트(1.09%) 내린 2375.81에 거래를 마쳤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찍던 IT주와 뉴욕증시가 갑자기 흔들리자 1999년 닷컴 버블 붕괴와 2020년 주식 장이 닮은꼴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최근 하락장은 99년과는 금리·달러 가치 전망, 투자자 심리, 펀더멘탈 등 증시를 둘러싼 환경이 다르다고 진단한다. 이 때문에 향후 코스피 흐름은 추가 하락보다 현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 “빅테크 주도의 끝은 폭락”vs “미니 버블”

이날 코스피 지수는 급등락 끝에 1.09% 하락했다. 뉴욕발 충격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게 시장 평가다. 전날(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32.42포인트(2.25%) 하락한 2만7500.8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95.12포인트(2.78%) 떨어진 3331.84를 기록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이날 1만847.69로 전장보다 465.44포인트(4.11%) 급락했다. 지난 2일 사상 최초로 1만2000선을 돌파한 나스닥은 다음날인 3일 4.96% 폭락하고, 4일 1.27% 하락하며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나스닥은 3월 23일 대폭락 이후 지난 2일 고점까지 82.7% 상승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그동안 너무 올랐기 때문에 떨어질 때도 됐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한도 끝도 없이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깐 나스닥의 급등세가 언제 마칠지를 두고 시장은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최근 애플 CEO인 팀 쿡이 회사 주식을 팔고, 테슬라의 2대 주주인 베일리 기포드가 지분을 줄이는 등 내부자 매도 뉴스가 시장에 신호를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내부자가 자사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 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제2의 닷컴버블’ 논란이 이어지는 부분에 대해선 지나친 상승 속도에 ‘미니 버블’이 낀 것은 맞지만, 그때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버블’ 여부는 시간이 지나야 판단할 수 있지만, 현 시장은 과거 닷컴 버블과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기술주 등 관련 성장주가 많이 오르긴 했어도 가치주와의 격차가 닷컴 버블 시기만큼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윤 센터장은 “특정 종목들이 굉장히 고평가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유 있는 상승이었다. 다만, 실물 경제와의 괴리가 줄어들 때까지는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뉴욕 증시 폭락에도 국내 증시는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기 때문에 조정 강도도 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도 여파가 있긴 하겠지만, 미국의 조정 폭 보다는 작을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도 미국보다 낫고 성장률에서도 우월하다. 그리고 몇 년간 달려온 미국과의 갭을 이제 좁히는 그림이기 때문에 조정을 더 크게 받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기술주 ‘쏠림’은 경계, 펀더멘탈 화복 여부 등 살펴봐야

다만 미 증시를 참고삼아 국내 증시에서도 기술 성장주에 대한 지나친 쏠림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이 독보적인 주가 상승을 보여왔다. 시장에선 해당 종목에 대해 실질적인 이익 체력 대비 과도한 고평가 우려를 제기해왔다. 최근 대형 기술주 하락을 두고 ‘건전한 조정’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김유겸 센터장도 최근 기술주 중심의 시장 과열을 우려하면서 향후 시장 재편 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유겸 센터장은 “코로나19 백신 출시는 곧 경제활동 재개를 시사한다”며 “향후 ‘언택트’에서 ‘택트’로의 시장 재편은 증시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크게 오른 기술주를 추격 매수하기보다 다음 장을 대비하라는 조언이 뒤따랐다. 김 센터장은 “실제로 기업 체질이 강화되거나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산업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윤 센터장은 “성장주 역시 수급만으로 주가 버티기엔 한계가 있으니 기업 실적 전망이나 경기 방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벨류에이션이 높아지긴 했다”며 “이에 성장주를 현금이나 고배당주 같은 방어주와 적절한 균형을 잡아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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