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원자재값 '반토막'…藥일까? 毒일까?

입력 2008-10-29 15:03 수정 2008-10-2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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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60달러 붕괴 '초읽기'

세계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라는 온통 악재 속에서 그나마 위안이 되는 소식은 원유와 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이다. 환율 상승으로 하락 폭이 희석됐지만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올 여름과 비교하면 3개월만에 반토막이 됐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유가 하락이 국내 경제에 약일될지 독이 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제유가 60달러 붕괴 임박

2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주로 도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28일(현지시간) 배럴당 54.94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2월21일 54.36달러를 기록한 이후 20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가격으로 최고점이던 지난 7월4일 배럴당 140.7달러에 비해 무려 60.9%나 하락했다.

지난 7월3일 배럴당 145.29달러까지 치솟았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28일 62.73달러까지 떨어졌으며, 브렌트유도 배럴당 60.29달러까지 내려 60달러 붕괴를 앞두고 있다.

최근의 국제유가 하락은 세계경기 침체가 가속화하면서 석유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지난 24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150만배럴 감산 결정에도 불구하고 세계경기 침체로 인한 석유 수요 둔화 전망으로 유가가 하락했다"며 "중국의 9월 석유수요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이 2%에 그치며, 지난 10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결국 국제원유 시장이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시장이 OPEC의 감산보다 주식시장 하락세를 더 주시하고 있으며,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당분간 유가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원자재값 폭락

유가뿐만 아니라 국제 원자재 가격도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네째주에 거래된 유연탄 가격은 톤당 105달러로 100달러선이 위협받고 있다. 국제 원자재가격이 급등했던 지난 7월 평균 가격이 톤당 180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3개월만에 41.7%나 급락했다.

동 가격도 7월에 톤당 8400달러를 넘었으나 10월 네째주엔 톤당 4272달러로 반토막 났다. 아연과 니켈 역시 감소세를 보이면서 올해 최고점 대비 절반 이상 떨어졌다.

세계적 자원컨설팅 기업인 AME 미네랄 이코노믹스(Mineral Economics)의 모이라 다우(Ms. Moira Daw) 수석연구원은 코트라와 광업진흥공사 주최로 열린 '제3회 국제자원협력 심포지엄'에서 "투기성 자금의 유입으로 가격이 무척 좋았지만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로 가격 거품이 빠졌다"며 "당분간 중국의 성장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돼 가격이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藥일까? 毒일까?

원자재가격 하락이 당장은 기업들과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김화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아 국제유가 하락은 분명 호재"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의 수출입 통관실적은 아직 27억3900만달러 적자지만 지난달 같은 기간(-61억 9000만달러)보다는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이다. 통상 월말에 수출이 집중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흑자 전환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

한국은행 관계자는 "한국의 경상수지가 10월에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며 그 규모는 5억~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11월과 12월에도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돼, 4분기 전체로는 40억 달러 흑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 하락의 근본원인이 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에 있는 만큼 무작정 좋아할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윤상하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올 들어 나타나고 있는 수출 호조세는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단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미국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 향후 내구 소비재 중심의 수출 둔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연구원은 "전기, 전자 등 장치산업 부문, 내구 소비재 부문 등에서의 수출 단가 하향 압력과 물량 침체가 함께 작용하면서 우리나라의 내년 수출 증가는 한 자리수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모이라 다우 수석연구원은 향후 국제 원자재가격에 대해 "자원부문에 대한 규제와 환경 관련 제약 증가, 중국의 성장 위축으로 당분간 가격이 쉽게 회복되기 어렵다"며 "그러나 앞으로 2.5년 후부터는 경기성장률이 회복되면서 원자재 가격도 어느 정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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